초청 쏟아지는 15세 라차논, 굴러 내려간 공에는 당황

2022-02-0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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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투어 5개 대회 연속 컷 통과

당황하면 10대 소년, 골프채 쥐면 변모

49세 리 웨스트우드와 함께 플레이 중인 15세 라차논 짠따나누왓(왼쪽) [사진=아시안 투어]

라차논 짠따나누왓(태국)은 신동으로 불리는 골퍼다. 15세(1997년 3월 4일생)의 나이에 프로골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해(2021년) 말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아시안 투어 통합(2020~2023) 시즌이 재개됐다. 라차논은 푸껫 2연전과 싱가포르 2연전에 아마추어 신분으로 초청됐다.

시즌 재개 첫 대회인 블루 캐년 푸껫 챔피언십에서는 15위, 두 번째 대회인 라구나 푸껫 챔피언십에서는 30위에 위치했다.

김주형(20)이 우승한 싱가포르 인터내셔널에서는 3위, 최종전(SMBC 싱가포르 오픈)에서는 34위에 올랐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 중인 2022~2023 아시안 투어 개막전(PIF 사우디 인터내셔널 파워드 바이 소프트뱅크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에서도 중간 합계 이븐파 140타로 커트라인(4오버파 144타)을 넘었다.

5개 프로대회 연속 커트라인 통과다. 특히 이번 대회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전 유러피언 투어) 선수들이 가득 초청됐다. 외신에서는 그의 생존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통과 이후 그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리는 세이지 밸리 주니어 인비테이셔널에 초대됐다.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에서까지 초청받고 있다.

그런 그는 3라운드에서 49세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한 조로 편성됐다. 베테랑인 웨스트우드는 15세 소년의 플레이에 관심을 보였다. 두 사람의 나이 차는 무려 34세다.

9번 홀(파4)에서도 그를 주시했다. 라차논의 공이 페어웨이 좌측 모래에 떨어졌다. 장애물이 공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는 경기위원을 불러 드롭했다.
 

경기위원에게 지적받는 라차논 짠따나누왓(중앙) [사진=이동훈 기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드롭을 무릎 높이에서 하지 않아서 경기위원에게 지적을 받았다. 다시 드롭을 하고, 멈춘 지점에 공을 뒀다. 뒤에서 연습 스윙을 두 번 한 뒤 어드레스를 하려던 순간 공이 내리막을 타고 굴러 내려갔다. 

15세 소년은 또다시 당황했다. 캐디를 자처한 아버지도, 따라다니던 어머니도 어쩔 줄 몰랐다. 웨스트우드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지켜보던 기자에게 상황을 묻기 바빴다. "혹시 보셨어요? 안 건드린 거 맞죠" 혹은 "경기위원이 오면 이야기 좀 해주세요. 억울해요. 도와주세요" 라면서 말이다. 

떠났던 경기위원이 돌아왔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과 선수들은 사실대로 상황을 설명했다. 목격자들의 증언은 일치했다.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 그의 부모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공을 원위치에 두고 다시 스윙을 했다. 공은 날카롭게 그린을 향해 날아갔다.

당황해 질문을 했을 때는 영락없는 10대였던 그가 골프채를 쥐니 베테랑 골퍼로 변했다.

경기 후 웨스트우드는 "라차논은 약점이 많지 않다. 실수가 있었지만, 성장하면서 다듬어질 것이다. 사랑스러운 아이다. 그의 부모에게 감사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질문을 받았다. 질문은 '네가 그 나이에는 어땠어'였다. 웨스트우드는 어물쩡 대답을 넘겼다.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웨스트우드는 13세에 골프를 시작했다. 주니어 대회 우승은 15세때다.

이후 라차논이 왔다. 그는 "운이 좋았다. 멋진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웨스트우드는 정말 친절했다.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시안 투어 평균을 따라잡았고, 이제는 PGA·DP 월드 투어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향후에는 미국 대학교에 진학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라차논은 10오버파 290타로 대회를 마쳤다. 최종 순위는 71위다. 프로골퍼 3명이 그의 뒤에 위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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