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대전에 나설 전망이다. 대단지 아파트는 큰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주택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기에 유리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입주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주변으로 각종 인프라가 빠르게 확충돼 주거 편의성도 대폭 개선된다.
지난해 주택시장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슷한 입지 여건 속에서도 가구수에 따라 집값 및 청약열기의 온도차가 발생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소재 3806가구 규모로 조성된 ‘비산삼성래미안’(2003년 12월 입주)의 올해 1월 기준 3.3㎡당 평균 매매가는 2626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기간 안양시 전체 아파트 평균 매매가 2333만원보다 약 12.5% 높은 수치다. 이 단지는 지난해 8월 전용 59㎡가 7억6000만원(9층)에 실거래 되는 등 매맷값이 높게 형성돼 있다.
반면, 인근에 위치한 ‘비산힐스테이트’(2005년 11월 입주)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2189만원으로 비교적 가격대가 낮게 형성됐다. 이 단지는 총 551가구로, 1000가구를 넘지 않는다. 안양시 전체 평균보다도 매매가가 약 6% 낮았다. 전용 59㎡의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해 8월에 이뤄진 6억3000만원(17층)으로 조사됐다. 비산삼성래미안 같은 면적이 7억6000만원으로, 1억원 가량 비싸게 팔린 것이다. 비슷한 입지조건과 브랜드 가치에도 가구수에 따라 집값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주택 선호도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경기 평택시 세교동에서 1052가구 규모로 공급된 ‘평택지제역자이’는 일반분양 568가구 모집에 1만7323건의 청약 접수가 몰려 평균 30.5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을 달성했다.
앞서 지난 5월 경기 평택시 통복동에서 499가구 규모로 공급된 ‘평택역 경남아너스빌 디아트’가 일반분양 325가구 모집에 2289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7.0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낸 것과 대조적이다. 전체 가구수가 약 2배 적은데도 불구하고, 청약 신청에서는 5배 이상의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올해에는 설 이후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들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된다.
경기 화성시에서는 장안개발이 위탁해 하나자산신탁이 시행하고, 반도건설이 시공하는 ‘화성 유보라 아이비시티’가 오는 2월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지하 1층~지상 26층 14개동 전용 59·84㎡ 총 1595가구 대단지 규모로 조성된다.
DL건설은 경기 안성시 당왕동에서는 2월 중 ‘e편한세상 안성 그랑루체’를 분양할 계획이다. 전용 67~116㎡ 총 1370가구 규모다.
경기 평택시에서는 일신건영이 ‘평택화양 휴먼빌 퍼스트시티’를 2월 중 선보인다. 전용 59~84㎡ 총 1468가구 대단지로, 평택시 현덕면 화양리 일대에 들어선다.
현대건설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를 2월 중 분양할 계획이다. 전용 84~165㎡ 총 1319가구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