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신규 계약으로 주택을 임차할 때 갱신 계약에 비해 월세 비중이 높거나 주거 면적이 좁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전·월세 비용 부담으로 서울 주택 임차가구의 주거 여건이 열악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임대차신고제가 시행된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주택(아파트,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등) 임대차 거래 건수는 총 13만6184건으로 나타났다. 갱신 계약은 3만7226건(재계약, 갱신청구권 사용 포함)이었으며 신규 거래는 9만8958건이었다.
갱신 계약 중 주택 형태별 월세 비중은 △단독·다가구(1327건, 29.8%) △아파트(5323건, 22.5%) △연립·다세대(1502건, 16.6%) 순으로 높았다. 신규 계약도 단독·다가구의 신규 월세 거래 비중이 67.1%(2만2274건)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단독·다가구 월세 비중이 높은 이유는 1인 가구 임대 목적인 원룸 등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계약 유형에 따라 거래 면적도 차이가 있었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 임대차 거래된 주택 면적 평균은 54.6㎡(전용면적, 단독·다가구는 계약 면적 기준)로 분석됐다. 거래 유형별로는 갱신 65.7㎡, 신규 50.4㎡였다. 모든 주택 유형에서 갱신 계약된 주택 면적 평균이 신규 거래에 비해 넓었다.
부동산R114 측은 서울 주택 임차보증금 수준이 높아지고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신규 임차인들이 주거 면적을 줄여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신규 계약하는 주택 임차인들의 주거 여건이 나빠지는 가운데 계약을 갱신한 기존 임차인 상황도 좋지만은 않다"며 "집주인 거주 등 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없는 예외가 있고 올해 7월 이후에는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임차인들의 계약이 종료된다"고 말했다.
그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임차 수요와 함께 이사철 수요가 움직이면서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