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불과한 일본 조선 점유율…현대·대우 조선 합병 무산은 기회?

2022-01-1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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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당경쟁 탓 되레 피해를 입을 수도

유럽연합(EU)이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M&A)을 불허한 가운데, 일본 조선업계가 반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지난 15일 '세계 조선의 세력 다툼 혼돈···한국 대형기업 통합 중단(世界の造船 勢力争い混沌…韓国大手の統合中断)'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번 EU의 결정이 일본 기업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계자의 발언을 보도했다. 해당 관계자는 "정상적인 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일단 시작된 합병은 멈추기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한국 기업이 통합을 위해 일부 사업 분리 등 다른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2013년 현대중공업 조선소의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요미우리는 EU 집행위원회의 이번 판단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통합이 운반선의 가격 인상 우려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안보적 관점에서 중요한 수단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M&A 무산이 일본 업계에 되레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일본의 한 대형 조선업체 간부는 이번 합병이 제대로 진행됐다면 향후 선박 가격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합병 무산에)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번 합병은 업계가 개편되면서, (조선사들이) 저가 수주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이를 놓쳤다는 것이다. 

영국 조사회사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세계적 물류 정체 등을 이유로 컨테이너선 수주 증가 등에 힘입어 2021년 선박 발주량은 2020년 대비 2배로 늘었다. 언뜻 보기에는 활황으로 보이지만, 조선사들의 실적은 좋지 않다.

조선업의 불황기이던 2016~2018년에 조선소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적자를 각오하고 수주한 선박 건조가 이어지고 있으며, 2021년에는 강재 등 재료 가격 상승 등이 이익에 타격을 줬다.

시황의 흔들림도 크고 조선사들의 수가 많아 과당경쟁에 빠지기 쉬운 업계의 구조는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6월 말에 전 세계에서 건조되고 있는 화물선의 82%는 중국과 한국, 일본의 3개국에서 건조되고 있다. 이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8%, 한국의 33%에 달한다. 반면 일본의 점유율은 11%에 그친다. 

게다가 일본조선공업회의 '조선관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도 국내 조선업체 480개사의 매출액은 2019년도 약 2조396억엔에서 약 1조9783억엔으로 줄었다. 특히 약 480개사 중 약 60%인 272개사가 전년도 대비 수입이 줄어들었다. 

조선산업은 각 지역의 고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그동안 일본 조선 기업은 파산한 경우에도 새로운 지원을 받아 다시 일어서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중국, 한국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고 가격 경쟁마저 심해지고 있어 일본 조선업계에서도 활발한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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