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2개월 만에 국제 제재 위반인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현장에 등장해 문재인 정부와 차기 정부를 동시에 압박했다. 특히 김 위원장의 등장은 무력도발을 통해 남북 관계에 '새판'을 깔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그동안 도발 수위를 조절하며 '대화와 외교'의 끈을 놓지 않았던 북한이 임기 말을 앞둔 문재인 정부와는 더 이상 대화할 의지가 없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란 평가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김정은 동지께서 1월 11일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면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연속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미사일 발사 참관은 2020년 3월 21일 평북 선천 '전술유도무기 시범 사격' 참관 이후 22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차례 시험발사를 진행했는데 단 한번도 참관하지 않았다. 대남·대미 총괄로 사실상 '북한의 입'으로 평가되는 김여정 국무위원도 처음으로 시험발사 참관에 동행했다.
특히 북한은 이번 발사를 '최종 시험 발사'라고 명시해 미사일 실전배치 가능성을 열어뒀다. 통신은 "발사된 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 활공 비행전투부는 거리 600㎞ 계선에서부터 활공 재도약하며 초기발사 방위각으로부터 목표점 방위각에로 240㎞ 강한 선회기동을 수행해 1000㎞ 수역의 설정표적을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발사 후 600㎞ 지점에서 약 7m 길이의 활공비행체(HGV)가 분리되어 활강하면서 240㎞가량을 선회기동했다는 주장이다. 선회기동은 요격미사일을 회피하는 활강 기동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