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해 700㎞ 떨어진 표적을 명중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는 작년 9월 28일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화성-8형’을 발사한 이후 꼭 100일 만이다.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은 북한이 작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공개한 신형 기동식 재진입체(MARV) 형상과 동일하다. 미사일 사거리는 700㎞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군 당국은 사거리와 속도 등 제원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화성-8형의 사거리가 약 200여㎞로 탐지된 것으로 알려져 3배 이상 늘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아울러 화성-8형의 속도는 마하 3(음속의 3배)가량이었으나, 전날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추진체(동체)에서 분리돼 비행하는 탄두부 속도가 그만큼 개선됐다는 뜻이다.
◆ 미사일 사거리 3배 늘고 좌우기동 기술도 적용
북한이 밝힌 극초음속 미사일 비행 특성을 보면 '좌우기동' 기술이 적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사일은 발사 후 분리되어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의 비행구간에서 초기발사방위각으로부터 목표방위각에로 120㎞를 측면기동하여 700㎞에 설정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하였다"고 전했다. 이는 미사일이 목표 고도에서 수평 상태를 유지하며 좌우로 변칙 기동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변칙 기동은 지상에서 발사되는 요격미사일을 회피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 "김정은 참관 안해 일상적 행위 강조...핵 개발 정당성 확보하려는 것"
올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지속적으로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김 위원장으로 통칭되는 '당중앙'이 이번 시험발사 결과에 큰 만족을 표시하며 국방과학연구부문에 축하를 보냈다고 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번 시험발사에 참관하진 않았다. 이에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8차 당대회때 결정된 국방발전 5개년 계획에 따라 시행된 시험임을 재차 확인함으로써 특정 세력에 대한 공세나 위협 대비가 아닌 자위력 차원임을 주장하는 것"이라며 "신무기 체계이고 성공했음에도 김정은이 참관하지 않은 것은 일상적 행위로 치부하여 불법 핵·미사일 개발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 별도로 국방 및 군수 관련 제2경제의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이는 북미 및 한반도 정세와는 별개로 내부 일정에 따라 국방 계획을 실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교수는 "(북한이) 향후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5개년) 계획에 따라 시행되는 것이므로 외부 환경과 무관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 군비경쟁 프레임을 지속 적용해 지역안정, 세력균형 차원에서 자위권 행사라고 강변할 것"이라며 "이미 국내외 여론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한국의 무기 개발과 연계해 한반도 군비경쟁으로 규정함으로써 북한의 불법 핵무기 개발이 가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미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이번 발사는 복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것이며 북한의 이웃 국가들과 국제사회에 위협이 된다"며 "우리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유지할 것이며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