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가 5일 본격 시행되면서 사업자들 간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에 기존 금융사들 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토스 등 핀테크 사업자들까지 가세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비대면 금융투자 수요 증가가 업체들의 시장 선점 경쟁을 가속화 시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금융그룹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마이데이터 시장의 중요성의 역설하며 시장 선점 독려하고 나섰다.
같은 날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은 마이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마이데이터 등 테크 기업과 겨뤄야 할 서비스가 본격화하는 만큼 우리만의 디지털 초혁신 서비스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역시 신년사에서 오픈뱅킹·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크레딧 등 미래사업 고도화와 종합지급결제업의 새로운 접목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융권 수장들이 마이데이터 시장을 중요성을 직접 챙기면서, 마이데이터 마케팅은 규모가 커지는 모양새다.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은 해외 명품을 내걸었다. 신한은행은 오는 31일까지 자사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머니버스'에 가입하고 자산을 연결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구찌 지갑을 준다. IBK기업은행은 오는 28일까지 마이데이터 계좌와 카드를 연결하면 제공하는 추첨 선물 목록에 샤넬 클래식 스몰 플랩 지갑을 포함했다.
가입 이벤트에 명품까지 경품으로 나오면서 영업점에선 고객 유치 압박도 커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고 경영자부터 마이데이터를 강조하다 보니 고객 유치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과거 계좌나 카드 발급을 권유했듯이 지인들에게 이벤트 참여를 물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과열경쟁이 실적 할당과 같은 불건전 관행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최근 금융감독원은 은행 부행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과도한 경품 제공 자제를 당부했다. 이후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마이데이터 서비스 사전 예약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지급하려던 제네시스 GV70을 경품 목록에서 제외했다.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개시를 앞두고 과당경쟁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동진 금감원 금융데이터감독팀장은 “사전에 (과도한 가입 마케팅 금지를 담은)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며 “과당 경쟁과 관련한 개별 이슈가 불거질 경우, 검토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