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사회적거리두기로 인해 친구, 지인들과 직접 만나기는 힘들었지만 ‘내 트리를 꾸며줘’ 서비스를 통해 마음만은 따뜻했다. 지난 12월20일 출시된 내 트리를 꾸며줘는 사이트에 가입을 하면 자신의 이름이 달린 트리가 생긴다, 지인들에게 링크를 공유하면 이들이 트리 액세서리를 골라서 트리를 꾸며주며 거기에 메시지를 함께 남길 수 있다. 오프라인 모임에서 자주 하는 롤링페이퍼가 언텍트로 만들어 진 것이다. 지인들이 남긴 메시지를 크리스마스에 볼 수 있어서 더욱 흥미진진한 서비스 라는 생각이 들어 산타파이브 팀원 ( 프론트엔드 조단원, 프론트엔드 김다현, 프론트엔드 김현석, 백엔드 이예찬, 백엔드 강현우. 디자이너 김예인. 디자이너 안현지 ) 산타와 루돌프와 이야기를 나눴다.
A. 백엔드 이예찬: 저 혼자서 빼빼로데이 때 빼빼로를 선물해주는 프로젝트를 만들었었어요. 그것도 빼빼로를 사용자가 꾸며서 선물을 남겨주는 형식이었는데 이걸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만들면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에 선물처럼 주고받고 마음을 전달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트위터와 주변 지인들을 섭외해서 팀을 꾸려서 시작하게 됐어요.
Q. 사이드프로젝트로 시작했는데 엄청나게 큰 인기를 얻었어요. 얼마나 큰 성과들이 났나요?
A. 백엔드 이예찬: 트리를 만든 분들은 250만명 정도 참여를 해주셨고요. 트리에 남겨진 메시지 개수는 3600만개 정도예요.
Q.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복주머니가 나왔는데 그것도 산타파이브 팀이 한 걸로 알고 있더라고요.
A. 백엔드 이예찬: 안타까운 일이죠.
Q. 각자 직장을 갖고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산타파이브 프로젝트가 직업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나요?
A. 백엔드 강현우: 저는 백앤드를 맡고 있는데요. 산타파이브에서 하고 있는 서버 개발이나 서버 트래픽 같은 걸 감당하고 모니터링 하는 게 제가 회사에서 하는 일과 일치 한다고 생각해요.
Q. 왜 이렇게 인기가 많았다고 생각하세요?
A. 오너먼트 디자인 김예인: 코로나 상황이라서 사람들이 직접 만나서 메시지를 주고 받거나 연말 인사를 주고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생각해요. 롤링페이퍼가 크리스마스 콘셉트가 있다 보니까 사람들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어서 바이럴을 많이 타지 않았나 싶어요.
Q. 크리스마스는 끝났는데, 주기적으로 내 트리를 꾸며줘 같은 걸 진행할 생각은 없나요?
A. 디자이너 안현지: 저희 팀 내에서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고 이번에 만난 팀원들도 너무 좋은 팀원들이다 보니까, 내부적으로 아이디어를 얘기하고 있는 단계예요. 아무래도 저희는 산타파이브라는 이름으로 내 트리를 꾸며줘를 했기 때문에 2022년에도 내 트리를 꾸며줘가 나올 것으로 예상 하고 있어요.
Q. 내 트리를 꾸며줘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뭔가요?
A. 프론트엔드 김다현: 서버가 많이 터지고 갑자기 잘 되다 보니까, 내부적으로도 혼란스러웠고 외부와도 커뮤니케이션 할 일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팀원들이 다들 지쳐 있었고, 갈등도 조금씩 생기던 찰나에 클로이 님께서 다시 잘 뭉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셨는데요. 저희가 다같이 쓰는 디스코드 채팅방에 서로서로 편지를 보내는 시간을 가지면서 일도 중요하지만 팀원들 끼리 마음을 전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시간이 인상 깊었어요.
프로트엔드 조단원: 내 트리를 꾸며줘의 개발 비화에 가까운데요. 저희가 20일 월요일에 공개를 했었는데 그때 내 트리를 꾸며줘가 완벽하게 완성되지 않았었다는 비밀을 인터뷰에서 말씀드려요. 저희가 트리에 메시지를 쓰는 기능까지는 완성을 하고 나서 이 상태로 공개를 하자고 해서 최소한의 기능을 만들어 놓고 일찍 배포를 했어요. 그 이후에 크리스마스 까지 천천히 편지를 읽을 수 있는 기능을 만들면 되겠지 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많은 사건사고가 터질 줄 몰랐거든요. 사실 크리스마스 자정 30분 전까지도 개발을 하고 있었어요. 마지막에 붙이고 싶은 기능이 있었는데 과감하게 포기를 하고 여러분들의 편지를 제 시간에 전달 드릴 수 있었어요.
Q. 최근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처리를 할 생각이신가요?
A. 프론트엔드 김다현: 외부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내부적으로 어떻게 할지 검토 중인 단계예요.
Q. 내 트리를 꾸며줘를 통해 추운 겨울에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어요.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한테 내 트리를 꾸며줘를 통해 소식을 전하기도 했고요. 제작자 분들께서도 내 트리를 꾸며줘를 통해 그런 경험들이 있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도 궁금해요.
A. 백엔드 이예찬: 저는 제 서비스를 제대로 못 써봤어요, 오픈 첫날부터 트래픽이 몰려들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서버작업을 계속 했어요. 그래도 제 트리에 마음을 남겨준 친구들이 있어서 좋았어요.
백엔드 강현우: 주변 친구들한테는 많이 받았는데, 예상치 못했던 친구한테 메시지를 받지는 못했어요. 저도 예찬 님과 계속 서버작업을 해서 제 트리를 크리스마스 지나고 다 읽을 수 있었어요.
프론트엔드 조단원: 저는 트리를 3개를 만들었어요. 하나는 트위터에 개발자들과 공유하는 용도로 만들고, 하나는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본명으로 만들고 하나는 인턴십 동기들과 공유하기 위해 트리로 총 3개를 만들었어요. 의외였던 부분은 친한 친구들은 메시지를 짧게 남겨주는데 얘기를 별로 못해본 친구들한테는 꾹꾹 눌러 쓴 긴 편지를 받았어요. 얼굴을 보지 않고 얘기하니까, 좀 더 진심을 담아서 덜 민망하니까, 좋은 얘기들을 해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좋았고요. 이 기능을 쓰시는 사용자들한테 받은 피드백이 감동적이었어요. 크리스마스를 의미 있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걸 통해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게 됐다는 피드백과 두고두고 편지를 읽겠다는 피드백도 인상 깊었어요. 이건 그냥 메신저 일 뿐이잖아요. 저희는 전달만 할 뿐인데 자신이 좋은 사람이고 좋은 친구들을 뒀기 때문에 감동적인 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던 걸 저희한테 감사하다고 해주신 부분들이 좋았어요.
프론트엔드 김다현: SNS에 공유를 했는데 10년 전쯤에 알고 지내던 친구한테 연락이 와서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었어요. 그 친구와의 추억도 떠올려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었어요. 그리고 제가 대학 졸업하기 전에 취직을 빨리해서 친구들과 함께할 시간이 별로 없어서 외로움이 있었는데 트리를 통해서 멀리서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줬어요. 그래서 제가 만든 서비스로 위로를 받았어요.
프론트엔드 김현석: 저도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막바지 까지 일을 하다 보니까, 이용을 별로 못했어요. 그 부분이 아쉽긴 한데 그래도 제 친구들은 많이 이용을 해줬더라고요. 좋은 메시지를 받아서 즐거웠다는 얘기를 들어서 좋았어요.
디자이너 안현지: 저는 이번 서비스를 통해서 200개 정도의 메시지를 받았어요.
누구 하나의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기 보다 제가 생각지도 못한 많은 분들이 저를 응원해주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 어릴 때로 돌아가서 선물 받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고 말해주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그리고 “너 이 서비스 만들었어?”하면서 오랜만에 연락이 오는 친구들도 있었거든요, 크리스마스에 물질적인 선물을 받은 게 아니더라도 굉장히 마음이 따뜻해지는 선물을 받은 것 같았어요.
디자이너 김예인: 저도 편지를 많이 받긴 했지만 친구들한테 편지를 써주고 싶어서 이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근데 시간이 없어서 정작 친구들한테 써주지는 못했어요. 대신에 연락이 닿지 않았거나 몰랐던 사람들한테도 메시지를 받아서 스스로 매료가 됐었고요. 서비스가 커지다 보니까, 저희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 까지 아시게 됐어요. 근데 저희 아빠가 할머니 트리를 만들어 주신 거예요. 그래서 가족들이 할머니한테 편지를 써드린 게 기억에 남았어요.
Q. 익명이라서 여러 문제점들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이런 문제점들을 어떻게 보완해나갈 생각이신가요?
A. 디자이너 김예인: 저희는 호의를 생각해서 만들었는데 속상한 메시지를 받은 분들도 있더라고요. 저희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경찰에 고소를 한 분이나 법적대응을 준비 중인 분들께는 수사협조를 드리고 있어요. 경찰 조사가 들어간 부분에 대해서 최대한 도와드릴 수 있는 것들은 도와드릴 예정이에요. 내년에는 금칙어나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것들을 미리 방지할 수 있게 계획을 짜보려고 해요.
Q. 트위터나 SNS를 통해 개인적인 오류를 해결해갈라고 멘션을 다는데요.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나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으세요?
A. 프론트엔드 김다현: 개인 계정으로 까지 CS와 관련된 문의를 주셔서 어느정도는 개인 생활이 마비된 상태이긴 해요. 그래서 공식계정을 중심으로 공지를 드릴 때 이런 부분들을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아직까지는 무난하게 넘기고 있어요.
Q. 내년 크리스마스에도 내 트리를 꾸며줘를 할 생각인가요?
A. 프론트엔드 김현석: 팀 이름을 산타파이브로 만든 이상 매년 크리스마스 때는 할 생각이고요. 그 전에도 팀 내에서 여유가 된다고 하면 그 이전에도 찾아뵐 수 있을 것 같아요.
내년 크리스마스에 오픈한다고 하면 이번에 부족했던 부분이나 아쉬웠던 부분들을 보완해서 기능을 업데이트 해서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산타파이브 같이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선물을 전해주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디자이너 안현지: 코로나로 인해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메신저를 통해서 마음을 전할 수 있었고 이런 기회가 있어서 제작자 입장에서도 굉장히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어요. 어린시절에 선물을 기다렸던 것처럼 메시지를 기다렸던 것 같은데 이용해준 모두가 서로가 서로에게 산타 같은 존재이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해요. 저희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고 2021년 크리스마스는 서비스를 이용해주는 모두가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을 해서 너무 감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