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매매 시점을 두고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대선 직전까지 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은 맞지만 그만큼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다 낮은 시세에서 거래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해소된 대선 이후가 낫다는 시선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시장이 꺾였고, 내년 1분기도 대선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며 "매물이 많아질 때 선택을 미루다가 하반기 거래가 급증하거나 가격 움직임이 높아지면 무주택자들이 원하는 물건을 찾기가 어려워진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지켜보는 것이 모든 이들에게 유효한 방식은 아니다"라면서 "무주택자들은 거래가 안 될 때, 급매물이 있을 때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역시 "내년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집값 상승의 큰 움직임은 지속될 것"이라며 "무주택자는 하루라도 빨리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내년 3월 이후를 적당한 부동산 매매 시점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새로운 대통령이 결정돼야 정확한 정책의 방향을 읽을 수 있다"며 "3개월만 지나면 불확실성이 사라지는데 성급하게 지금 집을 사는 것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집값 향방이 안갯속인 상황인 만큼 새 정부가 출범한 뒤 금리와 유동성 움직임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무주택자든 유주택자든 어떤 정부가 탄생하느냐에 따라 심리적 영향을 받게 된다"며 "내년 7월 말 임대차 갱신계약 물량이 나오면 시장이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에 조바심에 매매를 서두르기보단 보수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라고 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내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 사이를 매수 타이밍으로 봤다.
송 대표는 "대선이 마무리되면 당선자의 정책 공약에 따라 자산 설계가 가능하다"며 "지방선거 이후에는 더 많은 불확실성이 제거되지만 그만큼 적정 타이밍을 잡기 어려워 가격 손해가 클 수 있다"고 했다.
유주택자에게는 모두 대선 이후의 흐름을 지켜보라고 조언했다. 누가 당선되든 세금 완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조용히 기다리며 시기를 잡으면 된다"고 했고, 서 회장도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는 유주택자는 세금 부담이 줄어드는 대선 이후에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