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6월 중국이 발사한 1t짜리 소형 상업 지구탐사 위성 베이징-3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부 지역을 정밀 촬영하는 프로젝트의 결과를 28일 보도했다.
SCMP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원들을 인용해 “1150평 가량의 샌프란시스코 일부분을 촬영한 이 프로젝트에서 베이징-3호는 단 42초 만에 지금까지 나왔던 지구 탐사 위성에 비해 더 넓은 지역을 포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베이징-3는 카메라의 시야각을 변경하면서, 고도 500km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일부분을 픽셀당 50cm의 해상도로 촬영했다. 보통 지구 관측위성은 영상을 찍을 때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상태여야 고해상도의 결과물이 나오는데, 베이징-3은 지상을 다양한 각도로 촬영하면서 고해상도의 촬영이 가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샌프란시스코 외에 양쯔강을 촬영한 프로젝트에서도 베이징-3은 이전에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관측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6300km에 달하는 양쯔강의 구불구불한 모습을 단 한번의 비행으로 관측한 것이다.
연구진은 “베이징-3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돼 있어 전 세계 500개 지역을 하루 100번 가량 방문하며 관측할 수 있다”며 “이는 현재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지구 관측 위성 월드뷰-4의 관측 속도보다 2~3배 더 빠른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베이징-3은 월드뷰-4보다 무게가 가볍고, 촬영 범위는 77% 이상 넓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베이징-3은 크기가 작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지만, 지금까지 만들어진 위성 중 가장 강력한 위성이 될 것”이라며 “중국의 (위성) 기술 수준이 세계를 선도하는 위치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주목되는 점은 이 같은 베이징-3의 기술적 향상이 향후 군사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SCMP는 “이는 군용 차량의 사격 범위 등 성능을 추정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차량 제조사와 모델을 판단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 상업 위성 시장은 아직 초기 발전 단계이기 때문에 대부분 정부나 군사용으로 쓰이고 있다.
한 연구진은 “중국이 서구 제품의 기술을 따라잡았지만, 세계 지구 관측 위성 시장은 여전히 서구가 지배하고 있다”며 “우리는 시장 확대를 위해 사업 모델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