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W인재 대란' 속 개발자콘퍼런스 대열 가세하는 그룹들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처음으로 그룹 차원의 개발자콘퍼런스를 지난 11월 이틀에 걸쳐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 현대차그룹 4개사와 유망 스타트업 5개사의 사전공모와 심사를 거쳐 선발된 70여명의 개발자들이 50여개 주제로 모빌리티·SW 관련 기술 발표를 진행했다. IT·SW전문가인 송창현 현대차·기아 TaaS본부장 사장이 키노트를 맡아 그룹 차원의 스마트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하고 여러 발표자를 통해 각 분야별 R&D 활동 현황과 개발 성과를 소개했다.
자동차 제조부문이란 전통 산업권의 대기업집단인 현대차그룹이 내부 정보를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는 행사를 연 것은 이례적이다. 개발자콘퍼런스는 통상적으로 사내 기술의 배경, 특징, 개발방향 등을 담당 개발자가 직접 외부에 발표하는 자리다. 네이버·카카오·라인 같은 '디지털기업'의 개발자 중심 행사다. 기업의 내부 인재들이 외부 개발자와 교류하고, 이들의 직무와 기술에 호기심과 관심을 갖도록 이끌어 유망한 인재를 유치할 실마리를 만들어가는 전략적 활동이다.
업계에선 '개발자 친화적 문화'를 갖고 있다고 알려진 조직에는 유능한 개발자들이 알아서 찾아오게 돼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문화는 객관적으로 측정되거나, 경영 실적이나 사업적 성과로 연결되기가 어렵다. 그래서 전통산업에 뿌리를 둔 조직 안에 개발자 친화적 문화가 형성되려면,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런 문화가 조성되도록 투자할 의지와 권한이 있는 고위 경영진이 먼저 선임돼야 한다. 기술 전문가 임원들이 포진한 재계 선두권 기업들이 이런 움직임을 먼저 보인 것도 우연이 아니란 얘기다.
◆ 한국 IT시장서 기회 찾는 클라우드 빅3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공공부문 클라우드 공급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앙정부부처, 산하기관, 지방자치단체를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형인프라(IaaS) 제공에 필수인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을 취득하려는 곳은 없다. 클라우드 IaaS 영역에 대한 CSAP는 지난 2016년 KT가 최초로 취득했고, 현재까지 9개사가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IT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미국무역대표부와 미국IT산업협회(ITI)는 한국의 CSAP가 글로벌 기업에 불리한 규제임을 주장한다.
정부는 올해 초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포함하는 공공부문 '정보화사업'에 약 35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배정해 KT, 네이버, NHN, 더존비즈온 등 CSAP를 취득한 클라우드사업자들에게 기회가 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행정안전부 차원에서 오는 2025년까지 모든 공공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고, 올해 일부 사업자가 민간 클라우드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해외 기업들의 CSAP 관련 문제제기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기업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세계 클라우드서비스 시장 점유율 1위는 33%를 보유한 AWS였고, 2위는 20%를 보유한 MS였다. 구글클라우드는 점유율 10%를 기록해 3위를 차지했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선두인 AWS와 MS를 맹추격하고 있다. 토머스 쿠리언 구글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공격적인 영업인력 확충과 기술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고, 당분간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구글클라우드는 미국 국방부의 멀티클라우드 전환프로젝트 'JWCC' 사업 입찰을 검토했고, 일본에서 한 금융그룹 산하 모든 은행의 계정계 인프라에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AWS와 MS를 추격하기 위한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올해 한국 내에서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작년 국내에 구글클라우드 리전을 개소한 이후 '구글 지도'처럼 5년 이상 방치했던 개인용 서비스에 최신 데이터를 적용하면서 위치광고 사업 확장 가능성을 보인 상황이다.
◆ DX 5강(强)의 부상…클라우드·AI 전쟁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 3사와 작년부터 기업 DX 수요 공략을 선언한 KT 엔터프라이즈부문, 그리고 현대차그룹의 SI·SW기업 3사를 통합해 새로 출범한 현대오토에버가 올해 클라우드·AI 기술을 활용한 DX 영역에서 성장 의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삼성SDS, LG CNS, SK㈜ C&C는 그룹사 주요 업종별 DX 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대외 사업과 그룹 계열사의 DX 지원 고도화,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은 대외 DX 사업, 현대오토에버는 그룹의 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할 DX 플랫폼 구현에 집중해 왔다.
올해 삼성SDS는 기업의 DX 추진 동력으로 AI·분석·IoT, 자동화·협업, 블록체인, 클라우드·보안, 4대 분야 기술을 고객 이해, 하향식 전략수립, 현장업무, 효율향상, 업무시스템 아키텍처 변경, 디지털 문화 정착 등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신규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으로 컨설팅 실적을 키웠고 글로벌 서비스형SW 사업 성과도 확보했다. 물류플랫폼 '첼로스퀘어'의 디지털포워딩 사업,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대외사업, 스마트팩토리 업종 다변화,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수요 공략에도 나섰다.
LG CNS는 자체 클라우드,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블록체인, 스마트시티, 로봇서비스운영 플랫폼을 민간·공공 DX 촉매로 내걸었다. 최근 LG그룹 자체 DX를 위한 클라우드 이전과 대외 클라우드 전환 수익을 포함한 분기 실적을 과시했고, 대한항공 전사 IT시스템을 AWS 퍼블릭클라우드로 전환을 완료한 사례를 공개해 매니지드서비스사업자(MSP)로서 성장 가능성을 드러냈다. 물류업종에 AI·최적화·디지털트윈 기술을 접목한 솔루션 사업으로 롯데온과 쿠팡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SK㈜ C&C는 자체 클라우드사업 브랜드 '클라우드 제트(Cloud Z)'를 중심으로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강조해 왔다. 여러 퍼블릭클라우드 환경을 통합 관리하는 'Cloud Z MCMP', 컨테이너플랫폼, 디지털서비스 개발환경인 '멀티클라우드 허브존' 등을 선보이고 1000여명의 클라우드전문인력을 고객 맞춤형 DX 사업에 투입해 멀티클라우드 MSP 입지를 확대했다. 스마트제조AI 솔루션 '아이팩토리'와 의료AI 솔루션 '메디컬인사이트 플러스 뇌출혈' 등으로 신사업을 개척하고 있다.
KT 엔터프라이즈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중심 '디지털플랫폼기업' 도약을 꾀하는 KT의 목표 달성에 중추적 역할을 맡아 대외 기업 DX 수요를 공략해 왔다. 금융, 물류, 사무환경, 헬스, 제조, 데이터센터, 사회간접자본 등 분야별 DX 성공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현대홈쇼핑의 'AI콘택트센터' 도입을 지원했고, 중소사업자를 위한 '양방향 예약 체크인', 중소 제조기업의 DX를 위한 '로봇 패키지' 판매, 기존 기업메시지 서비스에 고객관계관리 마케팅과 양방향 예약 기능을 보탠 '스마트메시지' 등을 선보였다.
현대오토에버는 DX를 통해 그룹사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디지털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한 제조·홈IoT, 클라우드, AI서비스, IoT보안, 빅데이터 등 공통기능을 제공하는 디지털플랫폼 분야를 필두로 자동차산업IT,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차세대보안 등 5대 사업분야에 집중했다. 올해 고객경험플랫폼을 개발해 국내 사업장에 적용하고 있고, 완성차·부품사를 위한 차량SW개발플랫폼 '모빌진'을 확대 적용하고 커넥티드카 차량단을 운영·관리할 '카클라우드'와 이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증설·구축하고 있다.
◆ 코로나19로 IT시장 내 클라우드 비중 커져
국내 45%, 세계 평균 43%의 기업이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클라우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작년 10월 한국IDC가 공개한 'IT투자에 대한 코로나19의 영향 설문조사' 결과였다. 같은 조사에서 클라우드 관련 투자 계획에 코로나19의 영향이 없었다는 응답은 국내 19%, 세계 평균 25%였고, 투자를 줄였다는 응답은 국내 30%, 세계 평균 31%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클라우드 투자를 줄이기보다는 늘렸다는 기업이 더 많았던 것이다.
한국IDC는 또 지난 8월 '2021년 클라우드 IT인프라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체 국내 IT인프라 시장 규모가 작년보다 5.9% 증가한 2조411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통적 IT인프라 규모가 1조1440억원, 클라우드 IT인프라 규모가 1조2679억원을 차지하고, 국내 IT인프라 전체 시장에서 클라우드가 전통적인 IT인프라 비중을 넘어서기 시작한다는 관측이었다.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IT인프라 시장 규모는 향후 5년간 연평균성장률(CAGR) 15%를 기록해 2025년 2조2189억원으로 커진다.
지난 3월 정부가 공개한 공공부문 SW·정보통신기술(ICT)장비·정보보호 수요예보(확정) 조사결과 올해 공공부문의 이 분야 사업 예산은 작년보다 13.6% 늘어난 5조7470억원으로 파악됐다. 이 조사결과 가운데 SW구축 예산이 14.7% 증가한 4조3111억원, 상용SW구매 예산이 13.7% 증가한 3652억원, ICT장비 예산이 9.4% 증가한 1조707억원으로 집계됐다. 각 분야에 포함된 정보보호 관련 예산만 떼어 보면 6939억원이었고, 정보보호 관련 내용을 포함한 사업 총액은 51.4% 증가한 1조2456억원이었다.
◆ 클라우드 다음 격전지는 '하이퍼스케일 AI'
네이버, KT, NHN, 카카오 등 클라우드사업자들이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AI' 구축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과 손잡는 모습이 여러 번 나타났다. KT와 NHN은 영국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그래프코어'와 손을 잡았다. 그래프코어는 IPU라는 AI 가속 칩 기술과 이를 활용한 가속장치(IPU-POD) 솔루션을 보유한 회사다. 클라우드사업자는 데이터센터에 그래프코어의 기술을 도입해 효율적인 HPC·머신러닝·AI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
KT는 그래프코어 IPU를 활용해 AI 연구와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 운영컨설팅을 지원하는 'KT 하이퍼스케일 AI 서비스'를 출시했다. 데이터센터, 전문가 컨설팅, 개발자 툴킷, AI 컴퓨팅파워로 구성된 이 서비스는 AI 모델 학습, 추론에 최적화된 IPU를 제공한다. 별도 인프라 구축 부담 없이 병렬구조의 서버 확장을 통해 효율적인 AI 연구개발을 할 수 있다. 범용 머신러닝 개발 프레임워크를 모두 지원하고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구성 인프라보다 저렴한 비용과 높은 에너지효율을 갖췄다.
국내 클라우드사업자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AI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국내 연구소·스타트업과도 AI반도체 기술을 도입하고 활용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NHN, KT, 네이버클라우드, 더존비즈온,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SKT,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의 국산 AI 반도체 실증과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NHN은 SKT의 AI반도체 '사피온'을,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가 투자한 퓨리오사AI의 '워보이'를, KT는 ETRI의 'AB9'를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 초거대 AI 실용화 속도 내는 MS
MS는 애저(Azure) 클라우드의 기능으로 오픈AI(OpenAI)의 초거대 AI 기술인 GPT-3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작년 9월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GPT-3 기술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GPT-3 구동을 위한 전용 슈퍼컴퓨터를 오픈AI에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올해 초 코딩에 미숙한 일반인들이 자연어로 앱을 개발할 수 있는 실험적인 기능을 '파워앱스'에 적용해 선보이는 등 초거대 AI 모델의 활용 사례를 내놓기 시작했다.
오픈AI의 GPT-3는 네이버와 카카오, SKT와 LG 등이 개발에 뛰어든 '초거대 AI 모델'의 원조 격인 언어모델이다. GPT-3는 영어 위키피디아 백과사전과 일반 웹페이지, 뉴스 등으로 공개된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사전학습한 모델로, 별도의 '미세조정' 작업을 하지 않고도 그럴듯한 문장 번역, 작문, 텍스트 요약, 사진 묘사, 이미지 스타일 변환, 코드 자동 생성 등의 결과물을 보여줌으로써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GPT-3와 같은 초거대 AI 모델이 사람의 창의성을 보조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본다.
MS는 GPT-3 외에도 애저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해 자체 구축한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세계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HPC 분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달 미국 컴퓨터학회(ACM)/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슈퍼컴퓨팅(SC) 콘퍼런스에서 발표된 세계 슈퍼컴퓨터 랭킹 '톱500' 목록 가운데 MS 애저 클라우드 기반의 '보이저-EUS2'가 10위에 등재됐다. 보이저-EUS2는 10위권 내 유일한 클라우드 기반 슈퍼컴퓨터였다.
MS는 톱500 리스트에 자사의 슈퍼컴퓨터가 등재됐다는 사실을 통해 고성능 AI 모델 개발, 구축과 AI 응용프로그램 개발, 서비스 운영을 하려는 기업·개발자들에게 애저가 유용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는 MS 애저를 활용하는 기업과 개발자들이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보다 고성능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는 머신러닝 AI 모델을 구축하고 AI 응용프로그램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효율적이고 저렴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 SW생태계 클라우드 전환 나선 클라우드사업자·MSP
올해 6월 말 전통적인 IT인프라 기반으로 형성된 SW 기술과 산업 생태계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한국SW산업협회 산하 '서비스형SW(SaaS)추진협의회'가 국내 클라우드 SaaS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발족하면서다.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슈어소프트테크, 스파이스웨어, 스패로우, 아이퀘스트, 와이즈넛, 와탭랩스, 유라클, 채움씨앤아이, 크리니티, 토스랩, 티맥스소프트 등이 주요 회원사로 참여했다.
SaaS추진협의회는 과기정통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함께 'SaaS 실증사업'을 공동 기획하고 상용SW 제품을 SaaS로 전환하는 기업을 돕기 위한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SaaS 수요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협의회에 참여하는 SW개발 기업의 제품과 솔루션이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SaaS로 전환·출시되고, 그 과정에 클라우드 개발과 공급을 지원하는 전문가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작년부터 한국SW산업협회와 손잡고 SaaS 솔루션과 SaaS 전환이 가능한 솔루션을 보유한 국내 SW기업과 동남아지역 동반진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국, 싱가포르, 홍콩, 일본, 독일 등 지역에 해외 리전을 가동하고 있고, 태국, 베트남, 대만 등 동남아 지역 리전에도 클라우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해외시장에 도전하는 중소SW 회원사에 필요한 해외 클라우드IaaS 자원을 제공하는 등의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뉴스페이스 공략 나선 한컴과 클라우드사의 협력
한글과컴퓨터그룹은 내년부터 초소형 저궤도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지구 관측 영상 데이터 서비스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미국 우주위성데이터기업 '스파이어글로벌'과 협력해 자체 위성을 운용하고, 이미지·영상 수집용 드론을 자체 생산해 내놓는다. 캐나다 기업 '인피니티옵틱스'와 합작사를 설립해 지상감시 솔루션과 인공위성용 관측센서를 확보한다. 기존 인공위성 지상국 구축·운영 사업, 드론 무인관제 플랫폼 사업과 연계해 우주·항공·지상을 잇는 '영상 데이터 서비스 벨트'를 만든다.
한컴인스페이스는 이 사업에 위성 지상국 구축 노하우와 영상처리·분석 기술, 무인드론운영플랫폼 등을 투입한다. 관측영상과 데이터를 내려받은 뒤 이를 외부 서비스용으로 가공하고 분석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는 AWS·네이버클라우드 등의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한다. 이를 위해 한컴인스페이스는 올해 초부터 네이버클라우드와 손잡고 클라우드 지상국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AWS의 지상국 안테나 네트워크도 활용할 예정이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는 초소형위성 '세종1호' 발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세종1호는 한반도를 가장 많이 촬영할 수 있는 태양 동기식 궤도 설정으로 하루 14~16번 지구를 돌면서 지상 500㎞에서 20㎞의 관측 폭, 5m의 해상도, 7개의 멀티 스펙트럴 대역으로 더 정밀하게, 더 다양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세종1호는 5m 해상도로 7가지 파장의 영상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한컴그룹은 내년 하반기 세종2호, 내후년 3~5호를 순차 발사하고, 향후 50기 이상의 군집위성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 국산 SW 점유율 위축에 제기된 '디지털 주권' 위협론
올해 발간된 SW정책연구소 이슈리포트 '디지털 주권과 소프트웨어: 현황과 과제'는 한국의 국산 SW 점유율이 2015년 25.7%에서 2019년 23.6%로 하락세라는 점을 짚었다. 한국, 중국, 일본, 영국, 독일, 인도, 미국 등 주요 7개국의 2019년 SW 시장에서 각국의 자국산 SW 점유율을 보면 미국이 77%로 가장 높았고 중국도 46%로 비교적 높았다. 반면 한국은 25% 밑으로 떨어져, 자국산 SW 점유율이 국내 SW 시장의 4분의1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 됐다.
SW정책연구소는 소수 글로벌 IT기업의 디지털 지배력 강화에 대해 "디지털 주권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안보, 제조업, 서비스업 경쟁력 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글로벌 SW 시장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미미하고 국내시장에서 또한 외산 SW에 압도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문제의식과 개선이 필요하다"며 "'신SW' 중심으로 핵심 분야 설정과 육성 전략을 추진하고 클라우드화 등 시장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비즈니스모델 전환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김경민 한국IDC 수석연구원은 "앞으로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기업이든 국가든 한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의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확대가 디지털 주권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부정적 영향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라며 "그런 이유로 클라우드 도입을 늦추는 것은 주권 문제를 고민하기도 전에 전반적인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벤처 1세대 SW기업 티맥스소프트 인수자 윤곽
지난 9월 말께 연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률 30%의 국내 벤처 1세대 SW 기업 티맥스소프트가 매물로 나왔다. 티맥스소프트는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임해 창업자인 박대연 티맥스소프트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60.7%)에 대한 매각 입찰 안내서를 잠재 투자자들에게 발송했다. 1개월 뒤인 10월 말께 매각 예비입찰 절차가 시작됐고, 한글과컴퓨터,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등 IT기업을 포함한 10여곳이 참여 의사를 밝혔거나 관심을 나타냈다.
11월 초 티맥스소프트와 삼정KPMG 등 매각자 측은 응찰한 예비입찰자 가운데 MBK파트너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맥쿼리자산운용, 베스핀글로벌, 네 곳을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했다. 이 후보들은 가상데이터룸(VDR) 실사와 경영진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매각자 측은 과거 상장 추진 당시 티맥스소프트의 기업가치 목표였던 1조원을 이번 협상에서 전체 몸값으로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티맥스소프트 지분 인수 본입찰에 베스핀글로벌 MBK파트너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참여했다. 이들 가운데 매각자 측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곳은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다. 양측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내달 말 인수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티맥스소프트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으로 마련된 자금을 티맥스데이터·티맥스A&C 등의 AI·클라우드 사업에 투자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