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럽연합(EU)과 일본에 유리한 철강 관세 부과안을 내놓은 데 대해 정부가 반(反)중국 전선 동참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외교부는 16일 기자들에게 "미 행정부가 반중 연대에 호응하는 동맹국에 관세 혜택을 주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는 미중 갈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미국과 협의해 조기에 관세 면제를 받은 바 있다"며 "EU와 일본은 당시 추가 관세 면제를 받지 못해 바이든 정부 출범 후 232조 협의를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EU와 일본은 당시 추가 관세를 그대로 부과받았으나 최근 바이든 행정부와의 협상으로 관세를 일부 면제받게 된 상황이다. EU와는 이미 관세 분쟁을 해소했고, 일본과는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호황으로 미국 내 철강 수요가 늘더라도 한국은 쿼터제를 적용받으면서 일정 물량 이상의 제품을 수출 못한다. 관세가 사라진 일본과 EU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한국이 수출 경쟁에서 더욱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만 상대적으로 불리해진 상황이 되자 정부가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 또한 한국 정부는 유리한 협상 조건을 위해 미국을 상대로 철강 232조 관련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간의 철강 232조 협상이 타결된 만큼 한국산 철강에 대한 쿼터 확대 및 운영의 신축성을 검토해야한다고 꾸준히 요구해왔다.
이날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방한중인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을 만나 철강 232조 재협상 요청과 글로벌 공급망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외교부는 "정부는 미 바이든 행정부와 대미 철강 교역의 완전한 정상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 진행해오고 있다"며 "미국 측 역시 한국의 관심을 이해하고 양국 간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협의해 가자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중관계의 조화로운 발전을 일관되게 추구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역내 협력을 넘어 기후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해 한미 협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