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중화권매체 둬웨이망 등에 따르면 후시진은 이날 정오 자신의 SNS 웨이보 계정에 "은퇴 절차를 이미 마쳤다. 환구시보 총편집장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 환구시보 특약 평론원으로 환구시보 사업 발전에 기여하고, 당의 신문 여론 사업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그의 웨이보 계정 소개글은 환구시보 '총편집' 대신 환구시보 '특약 평론원(논설위원)'으로 이미 교체됐다.
환구시보는 중국 강성 민족주의 성향의 관영 매체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다. 평소 국제 이슈와 관련해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감정적 보도와 평론을 쏟아내는 것으로 악명 높다. 총편집 은퇴 후에도 그가 논설위원으로 강성 논조의 글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중국의 대표적인 매파 언론인으로 꼽힌다. 평소 SNS를 통해 거친 발언을 쏟아내 '막말 제조기'로 불리기도 했다. "미군이 감히 우리 섬을 공격하면 강하게 반격해야 한다", "툭 하면 소란을 피우는 호주는 중국의 신발 밑에 붙은 씹던 껌처럼 느껴진다. 가끔 돌에 문질러줘야 한다"며 강성 발언을 내뱉은 게 대표적인 예다.
각종 추문에도 휩싸였다. 특히 지난해 말 환구시보 부편집 돤징타오(段靜濤)는 후가 자사의 전·현직 직원과 오랫동안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면서 혼외자녀 2명을 두고 있다며 이를 중국 공산당 사정·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에 실명 고발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후는 고발 내용이 모두 모함이라고 부인했다. 이후 중앙기율위 조사 결과 후에 대한 고발은 근거가 없고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한편 후시진의 은퇴로 환구시보 총편집 후임에는 우치민(吳綺敏) 인민일보 국제부 부주임이 내정됐다. 또 최근 환구시보는 사장직을 신설해 판정웨이(範正偉) 인민일보 논설부 부주임을 앉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