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SK실트론 논란' 공정위 심판…최태원 직접 출석 '승부수'

2021-12-1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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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세종심판정서 전원회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인근 샐러맨더 리조트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주최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실트론 지분을 사들인 것이 사익 편취에 해당하는지를 심판할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논란 당사자인 최 회장은 이날 회의에 직접 출석해 위법성이 없다고 소명할 예정이다.

14일 공정위에 따르면 15일 오전 10시 세종 정부세종청사 세종심판정에서 SK실트론 사익 편취 의혹에 관한 전원회의가 열린다. 전원회의는 공정거래위원장과 부위원장, 상임·비상임위원 등 9명 모두가 참여하는 공정위 최고 의결기구다.
최 회장은 이날 그룹 법무 담당자 등과 함께 전원회의에 출석한다. 기업 총수가 공정위 전원회의에 직접 참석해 견해를 밝히는 건 이례적이다. 공정위 심판은 민사재판처럼 당사자가 반드시 나오지 않아도 되는 자리다.

공정위는 애초 지난 8일 관련 전원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최 회장이 출석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일정을 한 주 미뤘다.

​회의는 최 회장 요청을 받아들여 일부 비공개로 진행한다. 오전에는 모두 공개하지만 오후에는 일정 시간 비공개할 예정이다.

SK실트론 의혹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는 2017년 반도체 핵심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를 만드는 LG실트론을 인수했다. 그해 1월 6200억원을 들여 실트론 지분 51%를 주당 1만8138원에 사들였다. 같은 해 4월엔 잔여 지분 49% 가운데 19.6%를 추가로 매입했다. 잔여 지분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빠진 탓에 주당 1만2871원으로 내려간 상태였다.

최 회장도 개인 이름으로 잔여 지분을 매입했다. 그는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소유한 나머지 29.4%를 주당 1만2871원에 샀다. 이로써 실트론은 SK와 최 회장이 지분 전체를 보유한 회사가 됐다.
 

1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심판정 모습. 공정위는 15일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SK가 잔여 지분을 30%가량 싼값에 살 수 있었는데도 모두 매입하지 않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는 2017년 11월 공정위에 총수 일가 사익 편취에 해당하는지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SK가 최 회장에게 저가 인수 기회를 넘긴 것은 공정거래법을 위반이라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제23조를 보면 공시 대상 기업은 특수관계인에게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 기회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공정위는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관련 조사를 벌였다. 이후 SK 측에 검찰 공소장에 해당하는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심사보고서에는 최 회장의 SK실트론 인수가 위법성이 있고,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SK의 지분 인수 직후 반도체 호황이 이어져 SK실트론이 상당한 이익을 봤고, SK그룹 반도체 계열사와 시너지도 예상된 상황이었다고 판단한다. SK실트론 지분 가치 상승이 충분히 예견되는 상태에서 최 회장 매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최 회장이 잔여 지분을 인수할 당시 SK㈜ 이사회 등이 열리지 않은 점도 문제 삼는다.

SK 측은 정관 변경 등 주요 사안 특별결의가 가능한 지분을 사들인 만큼 추가 매입 필요성이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의 지분 인수 과정에 위법성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SK 관계자는 "중국 기업 등 경쟁자를 막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고, 공개 입찰을 통해 투명하고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사외이사로 꾸려진 SK㈜거버넌스위원회 등 검토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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