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11.5% 하락해 100만BTU(열량 단위) 당 3.657달러(약 4300원)까지 밀리며 8월 이후 저점으로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주에도 주간으로 24% 하락하며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현재 지난 10월 6일 기록한 고점인 100만 BTU(열량 단위) 당 6.466달러에서 40% 이상 내린 수준이다.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 내 생산량 증가와 평년보다 따뜻한 기온으로 난방 시즌이 미뤄진 것이 주된 이유로 풀이됐다.
올해 여름부터 이어진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상승세에도 미국 애팔래치아 산맥 주위에 위치한 주요 천연가스 생산업체들은 대체로 기존 생산 계획을 유지했지만, 이들을 제외한 생산업체들이 생산을 늘리며 공급은 늘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은 미국 애팔래치아 산맥 외에도 텍사스 서부에 위치한 퍼미안 분지와 루이지애나에 위치한 헤이네스빌의 셰일유 산지 등에서 생산량이 늘며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이 10월에서 11월까지 약 2%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춥지 않은 가을과 겨울 역시 난방 시즌을 미루며 천연가스 재고를 채우는 데 기여했다. 올해 여름 미국 전역에 폭염이 나타나며 천연가스 재고는 급격하게 감소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던 9월 초 미국 내 천연가스 재고는 5년 평균치 보다 7.4% 적은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따뜻한 가을이 이어지며 기록적인 더위에 고갈되었던 비축량이 다시 채워져 추수감사절 휴일 동안 천연가스 재고는 5년 평균치보다 2.4% 감소한 수준까지 회복되었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탈 파트너는 따뜻한 겨울이 될 것이라는 예보에 천연가스 가격 하락세가 나타났다고 이날 CNBC에 밝혔다. 그는 "매주 상대적으로 따뜻한 날씨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라며 "특히 해안 지역에서는 난방 수요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에 따라 천연가스 재고 역시 지난 몇 주간 증가하며 초가을까지 지속됐던 상당한 재고 부족을 극복하고 5년 평균과 비교했을 때 정상 수준에 도달했다"라고 덧붙였다.
캠벨 포크너 OCT글로벌홀딩스 수석 부사장은 "날씨가 더 추워질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기 전까지 천연가스 가격의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날씨가 추워질 것이라는 예보는 없다. EBW애널리틱스그룹은 크리스마스까지 계속해서 따뜻한 날씨가 유지될 것으로 추정하며 12월 수요를 지난 12월 3일 전망치보다 9억9100만㎥ 하향 전망했다. 일라이 루빈 EBW애널리틱스그룹 분석가는 "(이러한 전망은) 천연가스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을 시사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EIA는 지난 10월 14일 올해 겨울 한파가 거셀 경우 올해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평균 천연가스 가격이 지난해 대비 86% 올라 100만BTU 당 평균 5.67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지난 10월 미국 상원의원들은 빈곤층에게 연방 예산에서 난방비를 보조하는 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분석가들과 트레이더들은 최근 매도세에도 여전히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해 대비 약 50% 높은 수준이라며 만약 겨울 한파가 다시 찾아올 경우 연료비는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