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개별 은행들로부터 대출 및 수신금리 산정체계 관련 자료를 받아볼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에 요청한 자료량이 방대해 구체적인 자료 제출 일정 마감일 등을 정하지는 않았다”며 “은행권과 협의를 마치는 대로 가급적 빨리 받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금리 산정체계를 점검하고 나선 이유는 최근 들어 대출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주요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1%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에 은행별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는 빼는 식으로 결정된다. 대출금리 오름세는 시장금리 상승에 더해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는 높이고 우대금리는 축소한 영향이 크다. 일례로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삼는 주택담보대출(변동금리)의 경우 올해 들어 0.9%포인트가량 상승한 가운데 코픽스 상승분(0.39%포인트)보다 ‘가산금리 상승 및 우대금리 축소’(0.5%포인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산정·운영이 모범규준에 따라 충실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우대금리가 부활해도 소비자들의 대출이자 부담이 여전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신설된 우대금리는 과거에 취급된 대출에 소급적용되지 않아 이미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대출금리에 영향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대금리 신설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우대금리가 추가된다면 시행일 이후 대출을 받은 신규 고객이나 기간 연장, 재약정, 조건변경 등의 경우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의 대출금리 급등세에 따라 이자부담이 커진 차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돼, 우대금리가 신설돼도 기준금리 추가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구두개입이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 이에 맞춰 은행들의 대출금리도 소폭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산금리 역시 이미 오를 대로 올라 금융당국의 구두 개입이 차주들의 이자부담을 낮추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