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美 미래사업 파트너와 어깨동무…‘제2의 반도체 신화’ 쓴다

2021-11-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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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년 만에 찾은 미국 출장에서 바이오 기업 모더나와 이동통신 기업 버라이즌 경영진과 잇따라 회동한 것은 세계 1위인 반도체를 이을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바이오와 차세대 이동통신(5G·6G), AI, 전장(電裝) 사업을 삼성의 ‘4대 미래 성장 사업’으로 꼽고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모더나 설립자 만나 ‘제2 반도체 신화’ 구체화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모더나 공동 설립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누바 아페얀 의장을 만났다.

아페얀 의장은 바이오 제약 관련 투자회사인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을 통해 혁신적 바이오텍을 발굴·육성해 온 업계 리더다. 2009년 모더나를 공동 설립했고 스테판 방셀 모더나 현 최고경영자(CEO)도 직접 영입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아페얀 의장이 설립한 파이어니어링 본사에서 미팅을 가졌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백신 공조와 향후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생산 관련 모더나 최고경영진과 대화 창구를 열고 신뢰 구축에 힘을 쏟았다. 특히 이 부회장과 방셀 CEO는 지난 8월 화상회의를 통해 성공적인 백신 생산을 통해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바이오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위탁자·생산자’ 수준에 그쳤던 삼성과 모더나의 관계는 백신 수급과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함께 논의하는 사업 파트너 관계로 격상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부회장은 이번 아페얀 의장과 회동을 계기로 글로벌 바이오 업체들과의 접촉면을 더욱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코로나19 이후 미래 준비’ 계획을 발표, 바이오산업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실제로 
삼성은 바이오 사업 시작 9년 만에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 3개를 완공했고,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삼성은 바이오 의약품 외에 백신,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진출할 예정이며, 특히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도 파이프라인 확대 및 고도화에 투자할 방침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한스 베스트베리(Hans Vestberg) CEO가 어깨동무를 하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5G 어깨동무’ 버라이즌과 차세대 이동통신 협력 박차

이 부회장은 17일에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의 미국 뉴저지주 본사를 방문, 한스 베스트베리 CEO 등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지난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 각각 삼성전자 부사장과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 회장 자격으로 나란히 참석한 것을 계기로 10년 이상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회동 사진에서도 두 사람은 어깨동무를 하는 등 막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버라이즌에 약 7조9000억원 규모의 5G 이동통신 장비를 포함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지속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한국 통신장비 산업 전체를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었다.

양사는 이보다 앞선 2018년 세계 최초로 5G 홈(5G FWA, Fixed Wireless Access) 서비스를 상용화한 데 이어 2019년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하는 등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업계는 두 회사가 지난해 체결한 대규모 5G 이동통신 솔루션 공급 계약 이후 비욘드(Beyond) 5G, 6G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5G 통신장비 사업을 비롯한 삼성의 차세대 통신 시장 개척을 주도해왔다. 삼성전자가 5G 시대를 선도할 역량을 빠르게 키울 수 있도록 전담 조직 구성, 연구개발 지원, 마케팅까지 전 영역을 진두지휘했다. 또한 버라이즌을 비롯한 글로벌 ICT 업계 리더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영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이번 방미를 통해 그동안 사법 리스크 등으로 단절됐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미래 성장 사업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선 만큼 귀국 이후 뉴삼성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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