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집값 상승폭과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강남권 아파트에 대한 선호는 지속되고 있다. 고가주택이 몰린 강남권은 이미 강한 대출규제를 받고 있어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는 지난달 26일 31억31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최저가격인 23억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약 10개월 만에 8억원 이상 뛴 것이다.
신고가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아이파크 110.11㎡는 지난 6일 27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84.82㎡는 지난 8일 직전 거래가보다 1억3000만원 오른 24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15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출이 금지되며 강남지역 투자자들은 부자밖에 남지 않았고, 그들만의 시장이 됐다"며 "타지역과 다르게 강남권 아파트는 대출이나 금리 등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2019년 12월 초고가 주택 가격을 잡기 위해 15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차단했다.
또한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다주택자 세금 강화 정책 등으로 인해 급이 다른 여러 매물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A급 매물(강남 아파트)만 남기거나, 강남 아파트를 매수해 자산을 한 곳으로 모으게 된 것"이라며 "앞서 강남은 조정기를 거치다가도 결국에는 가장 상승폭이 컸던 지역으로, 집주인들이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역 선호도를 봤을 때 강남만 한 곳이 없다"며 "가장 절정일 때보다 호가가 조금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거래가 이뤄져 신고가를 기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강남 아파트 매물 부족과 정비사업 이슈가 계속 이어져 '똘똘한 한 채' 선호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 강남권 대형 면적아파트는 몇년 사이 수십억씩 가격이 뛰었다. 자산가들의 자산이 '대형 강남아파트' 한곳에 집중되며 자연스레 집값이 뛴 것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대치 아이파크' 전용면적 149.78㎡는 지난 2017년 5월 12일 18억9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 10월 7일에는 46억원에 거래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7억1000만원이 올랐다.
또한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면적 158.7㎡도 2017년 5월 8일 11억 9000만원에 거래됐지만, 2021년 10월 8일에는 28억4000만원에 거래돼 4년 6개월간 16억5000만원 올랐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다주택자들을 중심으로 서울 핵심 입지에 주택 면적이 큰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지해 연구원은 "'똘똘하다'라고 평가되는 지역은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 쪽"이라며 "부모 세대까지 포함해서 자산이 있는 사람들이 환금성이 좋은 강남으로 돈을 투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똘똘하다는 것은 결국 희소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강남지역 아파트 매물은 한정돼 있고 최근 재개발·재건축 등의 이슈가 있어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