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가 김일성·김정일에 한정했던 '수령' 호칭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사용했다. 사실상 김 위원장이 조부와 부친인 김일성과 김정일 수준의 정치적 위상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애민주의를 부각하며 '김일성 주의'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세우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위대한 수령을 높이 모신 인민의 강용한 기상을 만천하에 떨치자' 기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인민적 수령", "혁명의 수령"으로 칭하며 그를 중심으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자고 주문했다.
신문은 "경애하는 총비서동지를 위대한 수령으로 높이 모시고 그이의 두리에 철통같이 뭉친 천만의 철의 대오가 폭풍노도의 기상으로 총진군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에…우리의 성스러운 투쟁은 반드시 승리의 장훈을 소리쳐 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전날 1면 논설을 통해서도 '김정은 띄우기'에 나섰다. 신문은 "경애하는 (김정은) 총비서 동지의 절대적인 권위는 우리 인민의 자부심이고 영광이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오늘 우리 인민은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를 수령으로 높이 모시고 혁명하는 영광스러운 시대, 위대한 국가부흥의 새 시대에 살며 투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국인민의 끝없는 자긍심과 희열, 높은 존엄과 영예는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절대적인 권위와 하나로 잇닿아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우리 당과 혁명의 영원한 지도사상으로,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당의 최고강령으로 선포했다"며 "우리 혁명의 백년대계의 전략과 사회주의강국에 대한 정식화, 인민의 심부름꾼당 건설과 우리 국가제일주의에 관한 사상, 전민 과학기술인재화 방침 등을 제시했다"고 김 위원장의 주요 업적을 열거했다.
앞서 지난 8일에도 노동신문은 '관건적인 첫해 전투의 결승선이 멀지 않았다, 필승의 신심드높이 용기백배하여 앞으로' 제목의 정론에서도 "우리 당과 혁명의 위대한 수령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라고 호칭했다.
북한 헌법은 김일성·김정일을 "영원한 수령"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2016년 5월 노동당 제7차 대회를 기점으로 김정은에 대해서도 "위대한 영도자"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등 수령의 지위를 부여했다. 다만 관영매체는 최근 김 위원장에게 수령 호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국가정보원도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독자적 사상체계 구축을 시작했다고 확인했다. 김정은 집권 10년을 맞으며 기존 통치 이데올로기였던 '김일성-김정일주의'를 대체하는 '김정은주의'를 내부적으로 설파하면서 김 위원장 중심의 단결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를 기본 정치방식으로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