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중국 국제수입박람회(CIIE)의 개막식 화상 연설에서 '역수행주, 부진즉퇴’(逆水行舟, 不進則退. 물을 거슬러 배를 젓는 것처럼 전진하지 않으면 퇴보한다)'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대두해 경제 세계화가 역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시 주석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반대'라는 기치를 내세운 것이다. 지난해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화상 연설에서도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국제 무역질서를 훼손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세계무역기구(WTO)를 기반으로 한 다자무역체제와 자유무역체제를 유지하고 개방형 세계경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선진국 동맹을 결집해 중국을 포위하는 한편 중국을 세계 첨단 산업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인 미국에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중국은 디지털 경제, 무역 및 환경, 산업 보조금, 국유기업 등 의제에 관한 담판에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로 임할 것이라는 입장도 내비쳤다. 시 주석은 "다자 무역 체제에서 국제 규칙을 제정하는 주된 채널을 수호하고 세계 공급망의 안정도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이 주도적으로 시장 개방을 주도할 것이라고도 피력했다. 그는 "중국은 높은 수준의 개방을 확고히 추진할 것"이라며 "외국 자본 진입 네거티브 리스트를 더욱 축소하고 점진적으로 통신과 의료 등 서비스 영역 개방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시 주석은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중국은 국제사회에 약 3500억개의 마스크, 40억개 이상의 보호복, 60억개 이상의 진단키트, 16억개 이상의 백신을 제공했다"며 백신과 기타 의약품의 공정한 유통과 무역을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이 체제 선전의 장으로 활용하는 제4회 국제수입박람회(CIIE)가 5일 상하이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수입박람회는 오는 10일까지 상하이 훙차오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열린다.
시 주석은 지난 2018, 2019년 2년 연속 박람회에 직접 참석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수호자’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미국 대선 바로 다음날 CIIE 개막식을 열고 화상 연설로 대외 개방 확대를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