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대원 서강대 원장 "메타버스의 핵심은 가상과 현실의 융합"

2021-11-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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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는 3차원 가상세계 넘어 현실과 융합한 세계

창작 생태계와 블록체인 역시 중요한 기반기술

메타버스 정형화 어려워...포괄규제보다 자율규제·사후관리 필요

현대원 서강대학교 메타버스전문대학원 원장 [사진=이상우 기자]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와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단순한 가상 홍보관을 만드는 데서 벗어나 기업의 핵심 사업 모델을 메타버스 공간에 직접 구현하는 추세다.

페이스북은 최근 사명을 바꾸고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메타버스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원격 근무와 협업, 엔터테인먼트 등을 주요 사업으로 계획했다. 롯데홈쇼핑은 메타버스를 이용한 쇼핑으로 새로운 전자상거래 환경을 구현했고, 한국과학기술원은 제조현장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활용 방안을 체험할 수 있는 학습 콘텐츠를 메타버스로 제공한다.
이처럼 많은 기업이 다양한 형태로 메타버스를 활용하지만, 공통된 요소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연결이다.

현대원 서강대학교 메타버스전문대학원 원장은 메타버스를 'MMOCPI'로 정의했다. 여러 사용자(Massively Multiplayer Online)가 함께 참여하는 가상(Cyber)과 물리(Phisical)의 통합(Integration)세계를 뜻한다.

현 원장은 "메타버스를 단순히 3차원 가상세계로 표현하는 것은 아주 좁은 정의"라면서 "메타버스의 중심은 가상세계가 아닌 현실세계와의 '연결'이며, 기존 가상·증강현실과 구분되는 점이다. 연결되지 않는 것은 메타버스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결성과 함께 메타버스의 또 다른 필수 요건으로 창작 생태계를 꼽았다. 사용자가 직접 메타버스 세계에서 콘텐츠 창작자 역할을 해야 하며, 플랫폼은 이를 위한 저작 도구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창작 생태계와 자유도가 없는 플랫폼은 메타버스를 표방한 소셜 미디어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블록체인은 이러한 생태계를 위한 기반기술이라고 덧붙였다. 블록체인을 통해 메타버스에서 소유한 재화를 증명하고, 타인과의 거래를 기록할 수 있으며, 나아가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원 원장은 이러한 예로 서강대학교가 추진하는 '메타버시티'를 들었다. 메타버시티는 메타버스와 유니버시티(대학교)의 합성어다.

그는 "학생이 수업 시간에 발표할 자료를 만들었다고 가정하자.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기반한 여러 결과물이 나오겠지만, 이 자료가 소위 말하는 '자산'으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하지만,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을 통해 이를 철저하게 보호할 수 있다. 발표자료에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발행하면 소유를 증명할 수 있는 자산이 된다. 향후 누군가 이 자료를 쓰려 한다면 블록체인을 통한 거래도 일어날 수 있다. 결국 학생은 자산으로서 가치 있는 발표자료나 과제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여기서 선순환 구조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메타버스와 NFT에 대한 규제 움직임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투자자와 사용자에 대한 보호는 필요하지만, 메타버스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엇박자 정책과 규제로 이어지고, 결국 '갈라파고스화'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메타버스를 하나의 형태로 정형화할 수 없으며, 추구하는 비전, 경제활동 허용 수준 등 각 생태계마다 서로 다른 모습을 띠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포괄적인 규제보다는 자율규제와 사후관리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원 원장은 "새롭게 열리는 세상에는 나름의 문화가 있다. 메타버스의 본질은 새로운 문화에 있다.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으로 삼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규제로 인해 미래산업의 중요한 성장엔진을 꺼버리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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