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에서 17번으로 불리며 극 중 오일남을 제외하고 출생연도가 밝혀진 게임참가자 중 최고령이자 유리공 도정수 역할을 맡았던 배우. 그의 이름은 이상희다. 평생 연극무대에 섰던 그에겐 오징어게임의 인기가 얼떨떨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아들의 죽음에 대한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 목숨을 담보로 돈을 건 오징어게임은 남다르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와 인천 석남역 인근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그와 함께 연기를 연습했던 아라뱃길 유리다리를 갔는데, 유리다리에서 점프를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대본만으로 결코 연기가 나오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Q. 오징어게임을 스치기만 해도 대박난다는 말이 있어요. 오징어게임 이후 어떤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나요?
A. 저는 주변에서 얘기를 듣는데 굉장히 많은 분들이 즐겁게 보고 계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알아보시고 하시는데 나쁘지 않네요(허허허).
Q. 오징어게임 보셨나요?
A. 봤죠, 두 번. 아들이 가족이 다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아이디를 갖고 있거든요.
Q. 직접 보니까 어떻던가요?
A. 이것저것 보니까 자꾸 뜯어보게 되다가 집중을 하게 되는 거예요. 딱지치기도 그렇게 굉장히 집중력을 가지고 가게 만들더라고요.
Q. 배우님께서 유리공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어떤 게임부터 참여를 하셨나요?
A. 사실 제가 참여한 건 유리공이니까, 유리 밟고 넘어가는 직전부터 나왔어요.
Q.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어떠셨나요?
A. 긴장됐죠. ‘내가 나오는 분량이 얼마나 될까’, ‘이 이야기가 얼마나 재밌을까’ 근데 사실은 대본을 받았을 때 긴장이 됐었던 게 감독님이 10여년 전에 준비를 하셨던 작품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근데 그 작품이 세상에 나올 쯤에 대본을 받고 긴장이 됐어요. 감독님이 고생하면서 써놓은 작품인데 세상에 드러내게 되는구나 라는 생각에 긴장이 됐죠, 그리고 내가 어떤 역할로 어느 분량으로 나오게 될까에 대해 생각을 했죠(하하). 배우이다 보니까, 생리적으로 어쩔 수 없더라고요.
Q. 원하는 분량으로 나왔나요?
A. 내가 사실은 조감독에게도 ‘빨리 죽고 싶지 않다’고 ‘처음부터 나와서 길게 갔으면 좋겠다’고 얼굴 많이 보이려고 그랬는데 앞에는 잘 안나오더라고요(허허). 왜 이렇게 안 나오나 했어요. 유리공 역할이 분량이 적은데 임팩트가 있었나봐요. 그래서 감독님한테 고맙죠.
Q. 대역 알바 하시는 분들의 후기를 보니까, 오징어게임은 다른 촬영과 달랐다고 하더라고요.
A. 우리가 보통 촬영을 한다고 하면 야외든 세트장이든 건물이 있을 거고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근데 거기는 이상한 미로 같은 계단을 통해서 사람들이 들어 가야되고 기다려야 되고 그래서 사뭇 달랐죠. 이걸 어떻게 해야 되나 싶었어요. 그래서 배우들이 눈인사 외에는 대화를 안 했어요. 여기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고민 해야되니까.
Q. 사람들이 오징어게임을 보면서 “이 세트장을 다 부순다고”라는 생각을 했다고 하거든요.
A. 저도 그 생각 했어요. 예산을 어마어마 하게 탄탄하게 했더라고요, ‘근데 이걸 끝났다고 부서?’ 다른데는 야외에 세트장을 만들어 놓으면 영화가 잘 되면 사람들이 구경도 하고 그러잖아요. 근데 이건 다 부숴야 되잖아요. 세트장 안에 있는 거니까. 그래서 굉장히 아까웠어요.
Q. 5년 전에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하고 이번에 오징어게임에 출연하셨는데 배우님께서는 유독 삶과 죽음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삶과 죽음이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흔한 말처럼 동전의 양면처럼 같이 있다는 것, 죽어서 어디로 가는지, 내가 살아있는 게 어디쯤이 될지, 내 곁에 죽음의 세계라는 공간이 있을지. 제가 그런 공연들도 여러 편했거든요.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가니까 죽음이 그리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늘 곁에 붙어있다고 생각해요.
A. 저는 주변에서 얘기를 듣는데 굉장히 많은 분들이 즐겁게 보고 계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알아보시고 하시는데 나쁘지 않네요(허허허).
Q. 오징어게임 보셨나요?
Q. 직접 보니까 어떻던가요?
A. 이것저것 보니까 자꾸 뜯어보게 되다가 집중을 하게 되는 거예요. 딱지치기도 그렇게 굉장히 집중력을 가지고 가게 만들더라고요.
Q. 배우님께서 유리공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어떤 게임부터 참여를 하셨나요?
A. 사실 제가 참여한 건 유리공이니까, 유리 밟고 넘어가는 직전부터 나왔어요.
Q.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어떠셨나요?
A. 긴장됐죠. ‘내가 나오는 분량이 얼마나 될까’, ‘이 이야기가 얼마나 재밌을까’ 근데 사실은 대본을 받았을 때 긴장이 됐었던 게 감독님이 10여년 전에 준비를 하셨던 작품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근데 그 작품이 세상에 나올 쯤에 대본을 받고 긴장이 됐어요. 감독님이 고생하면서 써놓은 작품인데 세상에 드러내게 되는구나 라는 생각에 긴장이 됐죠, 그리고 내가 어떤 역할로 어느 분량으로 나오게 될까에 대해 생각을 했죠(하하). 배우이다 보니까, 생리적으로 어쩔 수 없더라고요.
Q. 원하는 분량으로 나왔나요?
A. 내가 사실은 조감독에게도 ‘빨리 죽고 싶지 않다’고 ‘처음부터 나와서 길게 갔으면 좋겠다’고 얼굴 많이 보이려고 그랬는데 앞에는 잘 안나오더라고요(허허). 왜 이렇게 안 나오나 했어요. 유리공 역할이 분량이 적은데 임팩트가 있었나봐요. 그래서 감독님한테 고맙죠.
Q. 대역 알바 하시는 분들의 후기를 보니까, 오징어게임은 다른 촬영과 달랐다고 하더라고요.
A. 우리가 보통 촬영을 한다고 하면 야외든 세트장이든 건물이 있을 거고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근데 거기는 이상한 미로 같은 계단을 통해서 사람들이 들어 가야되고 기다려야 되고 그래서 사뭇 달랐죠. 이걸 어떻게 해야 되나 싶었어요. 그래서 배우들이 눈인사 외에는 대화를 안 했어요. 여기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고민 해야되니까.
Q. 사람들이 오징어게임을 보면서 “이 세트장을 다 부순다고”라는 생각을 했다고 하거든요.
A. 저도 그 생각 했어요. 예산을 어마어마 하게 탄탄하게 했더라고요, ‘근데 이걸 끝났다고 부서?’ 다른데는 야외에 세트장을 만들어 놓으면 영화가 잘 되면 사람들이 구경도 하고 그러잖아요. 근데 이건 다 부숴야 되잖아요. 세트장 안에 있는 거니까. 그래서 굉장히 아까웠어요.
Q. 5년 전에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하고 이번에 오징어게임에 출연하셨는데 배우님께서는 유독 삶과 죽음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삶과 죽음이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흔한 말처럼 동전의 양면처럼 같이 있다는 것, 죽어서 어디로 가는지, 내가 살아있는 게 어디쯤이 될지, 내 곁에 죽음의 세계라는 공간이 있을지. 제가 그런 공연들도 여러 편했거든요.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가니까 죽음이 그리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늘 곁에 붙어있다고 생각해요.
Q. 힘들었던 시절 버티고 다시 일어나게 해준 건 뭔가요?
A. 영화죠. 영화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나야 되고 그래서 긴장을 해야 되고 조심스럽고요. 처음 만나서 영화라는 한 작품을 찍게 되잖아요. 그래서 저나 저희 가족들도 다 그런 일이 있고나서 영화가 단비처럼 생각이 들어요.
Q. 배우라는 직업이 슬픈 일이 생겨도 감정 표현을 잘 못한다는 게 힘들 것 같아요.
A. 저보다 더 하신 분들도 있잖아요. 근데 대중 앞에 서야 된다는 게 직업의 생리상 냉탕 온탕을 정신 없이 들락 거려야 되니까 어떨 때는 ‘왜 이 짓을 하고 있나’ ‘지금 내가 이렇게 해도 되나’라는 고민을 늘 해요. 지금도 하고요.
Q. 원하지 않았지만 상황상 어쩔 수 없이 했던 일이 예상과 다르게 대박이 났던 경험이 있나요?
A. 평생 그런 일이 없었어요. 어른들이 얘기하는 요행, 좋게 해석하면 그게 행운인데 저는 그다지 그런 행운이 있지 않았어요. 늘 뿌린대로 거둔다. 내가 한 것 만큼 온다고 생각했죠.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운이 칠이고 기회와 기술이 삼인데 칠이 중요하더라고요. ‘행운이 함께 하기를’이라는 말이 예전에는 그냥 주워 듣고 아무 생각 없이 했는데 그렇게 덕담을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근데 저는 운이 그렇게 좋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요. 근데 영화는 운이 있는 것 같아요. 크던 작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하는데 그게 저한테는 행운이겠죠? 아직도 잘 몰라서 운이 없는 것 같다고 얘기를 했는데 잘못 얘기했네요. 운이 있었어요. 영화가. 영화를 시작할 때부터 운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Q. 오징어게임에서 유리판을 밟는 게 우리 인생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A. 딱이죠. 언젠가 밟았는데 수렁이었고 언젠가 밟았는데 탄탄대로를 가다가 또 밟았는데 수렁이고 그게 슬기롭게 해쳐나가는 게 인생이죠.
Q. 현실 속에 오징어게임이 있다면 참여하실 건가요? 어떤 게임까지 갈 것 같으세요?
A. 안 해요,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하지도 않고 자신이 없어요, 너무 무리해서 살지도 말고 일확천금에 목숨 걸 이유도 없고요. 더불어서 사는거죠. 저는 혼자 1등하는 거 싫어하고 같이 어울려서 해야죠.
Q. 456억이 생기면 그걸로 뭘 하고 싶으세요?
A 생기면 안돼요. 그러면 인생 그걸로 끝이에요. 너무 고민이 많아질 것 같아요. 견물생심이라는 말처럼 앞에 있으면 생각이 달라질텐데 그런 일이 있으면 안돼요. 그냥 근근히 꾸준하고 가늘고 길게, 풍파가 있으면 안돼요. 좋은데 쓰면 괜찮은데 안 그럴 수도 있잖아요. 없으니까 조심하고 항상 누르고 근검, 절약이 마음에 들어요. 연극하다 보니까, 가진 게 없어서 그렇게 살아왔어요.
Q. 배우님은 지금 행복하세요?
A. 가진 건 별로 없지만 이대로만 살아도 돼요. 1등 하고 456억 필요하지 않아요.
Q. 촬영 및 섭외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뭔가요?
A. 감독님이 오징어게임 들어간다는 얘기를 듣고 ‘나 빨리 안 죽게 해달라’고 조감독, PD한테 부탁을 했어요. 감독님께도 다 말씀을 드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대본을 받고 집에 와서 긴장하면서 대본을 보는데 내가 안 나오는 거예요. 거의 마지막에 나오는데 ‘이만큼 밖에 안 나오네’ 그래서 대본을 보고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지금의 상황이랑은 전혀 달라서 ‘유리공이 그렇게 메시지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Q. 지금 어떤 상황이 벌어졌나요?
A. 처음에는 20대 아들한테 전화가 왔었어요. 아들 친구들이 오징어게임에서 저를 봤다는 거예요. 그리고 12년 만에 아는 형님을 만났는데 명절 지나고 아들이 오징어게임을 보여줬는데 제가 나온다는 거예요. 그 분이 70대 초반인데 가족들의 권유에 의해서 보게 된 거죠. 10대에서 70대 초반까지 저를 봤다고 하니까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죠. 기분이 좋아요.
Q. 처음에 오징어게임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어떤 드라마라고 생각하셨나요?
A. 영화 제목이 뭐 이렇지? 감독님께서 무슨 생각이 있으신가? 하고 낯설었죠.
Q. 어렸을 때 하던 추억의 놀이를 어른이 돼서 다시 해보니까 어떻던가요?
A. 그때는 놀이라는 것에 재미로 했는데 이건 목숨을 담보로 일확천금을 얻어야 되잖아요. 긴장이 됐죠, 엄청난 돈을 얻기 위해서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에 집중했죠.
Q. 오징어게임이 돈을 위해 목숨을 거는 게임인데요. 배우님께서 살면서 목숨을 걸고 해본 일이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집사람 꼬실 때요. 목숨 걸었죠. 뵈는 게 없었죠. 온 세상이 핑크 빛으로 물들어서 ‘내가 저 여자하고 결혼만 할 수 있다면’ 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지금은 무지하게 싸워요.(웃음).
Q. 목숨보다 소중한 가치들이 있나요?
A. 내 아들, 우리 집사람, 우리 가족들 다 무탈하고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 다 무탈했으면 좋겠어요.
Q. 어쩌다가 배우라는 일을 하게 됐나요?
A.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연예인이 되겠다고 했대요. 가을소풍을 갔는데 막내 동생이 태어났어요. 근데 이 아이가 안 울고 잠만 자는 거예요. 침 잘 놓는다는 한의사는 다 찾아갔어요. 그것 때문에 집 안에 우환이 생겨서 웃을 일이 없는 거예요. 그때 옆집에 TV가 있었는데 영화를 보면 거기에 나오는 배우들이 걱정 없이 행복해 보이는 거예요. 그 어린 나이에 ‘나도 탤런트가 되어야겠다’ 생각했어요. 19살 때부터 12번을 시험을 봤는데 다 떨어졌어요. 그래서 극단에 들어갔는데 도서관에 갔다 오는 길에 단원모집 포스터가 붙어 있는 거예요.
오디션을 보러 갔고 그러면서 극단에서 연극을 하게 된 거예요. 근데 어쩌다 보니까 오징어게임 까지 하게 됐네요.
Q. 촬영을 하는 과정에서 ‘이건 어떻게 만들어질까’라는 궁금증들이 많을 것 같아요. 오징어게임은 촬영 당시 생각했던 이미지와 얼마나 일치했나요?
A. 내가 유리공이라는 역할을 받았을 때 의아했는데 제가 어렸을 때 살던 동네에 한국판유리라는 곳이 있었거든요. 거기 계신 분들은 술도 안 드시고 편안한 회사원처럼 보였거든요. 유리공이라는 말을 듣고 유리공예 하시는 분들이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어요. 작년2월부터 길렀거든요. 촬영장에 갔는데 다 머리가 긴 거예요. 그래도 다행히 분장을 하면서 잡아줬는데 사실 이렇게 될 줄은 전혀 몰랐어요.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세요?
A. 배우이기 때문에 건강하고 무탈하고 끊임없이 탐구해야 되고 노력해야 되고 도전해야죠.
Q. 마지막으로 목숨을 걸로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달려나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A. 건강하게 끝까지 끝없는 도전을 하다보면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굉장히 행복할 것 같아요. 좋은 결과 때문에 또 다른 낙오자를 양산하게 되니까, 그것보다는 꾸준히 같이 어울려서 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