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애플 TV와 손잡고 인터넷TV(IPTV) 서비스를 강화한다. 최근 LG유플러스와 KT가 연이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와 제휴를 체결한 가운데 SKT는 '애플 TV+'를 탑재하는 맞수를 둬 미디어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는 25일 애플과 협업을 통해 내달 4일부터 스트리밍 기기 '애플 TV 4K', OTT '애플 TV+'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특히 애플 TV 4K 고객은 애플의 OTT 애플 TV+뿐 아니라 웨이브, 디즈니+,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인기 OTT를 애플 TV 앱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기존 '스마트 3' 셋톱박스를 이용하는 SK브로드밴드 고객은 내달 중 애플 TV 앱이 활성화된다.
애플 TV+는 서비스 시작과 함께 배우 이선균이 주연을 맡고,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Dr. 브레인'을 공개한다. 향후 다양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최진환 SK브로드밴드 사장은 "애플 TV 4K·애플 TV 앱과 B tv 통합을 통해 극장과도 같은 최고 품질의 시청 경험을 누리고, 전 세계 다양한 TV 프로그램과 영화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특히 애플 TV+가 B tv 셋톱박스에 탑재되면서, 모든 고객이 애플의 훌륭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치열한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애플은 SK브로드밴드의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제휴로 SK브로드밴드의 IPTV 경쟁력은 크게 향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29억5770만 달러(약 3조4549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지난해 25억6520만 달러(약 2조9964억원)보다 15% 성장한 수치다.
최근 IPTV 업계에서 인기 OTT 제휴는 가입자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여겨진다. 지난 2018년 업계에서 가장 먼저 넷플릭스와 손잡은 LG유플러스는 IPTV 가입자가 2019년 11.9%, 2020년 10.4% 증가하는 등 시장 점유율을 대폭 확대했다.
SK브로드밴드는 그간 글로벌 OTT 탑재에서 경쟁사에 비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망 사용료 소송 등 영향으로 IPTV 3사 중 유일하게 넷플릭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디즈니+와도 LG유플러스는 모바일·IPTV, KT는 모바일 제휴에 빠르게 나섰으나, SKT와 SK브로드밴드는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제휴 체결에 따라 SK브로드밴드 가입자도 애플 TV앱을 통해 '오징어 게임' 등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를 대화면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애플 TV+,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까지 탑재해 단숨에 가장 많은 글로벌 OTT를 모은 IPTV로 떠올랐다.
SKT 관계자는 "이번 협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보다 양질의 콘텐츠와 풍성한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넷플릭스, 디즈니+ 등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막강한 동맹을 확보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