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추가접종(부스터샷) 시기가 당초 12월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선 안정성 확보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9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국내 얀센 접종자는 146만9239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4.4%다. 미국에서 공여받은 얀센 백신은 지난 6월 10일부터 30세 이상 예비군, 민방위 대원, 국방·외교 관련자들이 주로 맞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자문기구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얀센 백신의 기능이 크게 떨어졌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얀센 접종자에 대한 부스터샷을 승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얀센 백신을 맞은 제대 군인 62만명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 예방효과가 지난 3월 88%였으나 지난 8월 3%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모더나는 92%에서 64%, 화이자는 91%에서 50%로 떨어졌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앞서 6월에 얀센 백신 접종을 완료한 대상자들은 다음 달이면 백신 효과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오참모회의를 통해 “얀센 백신 접종자에 대한 추가 접종 계획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당초 방역당국은 얀센 접종자의 부스터샷 시기를 12월로 예상했지만 대통령이 직접 ‘조속한 접종’을 강조하면서 일정이 당겨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 국내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돌파감염자 중에는 얀센 접종자가 많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접종자 10만 명당 돌파감염자 수는 얀센 백신이 216.1명에 이른다. 아스트라제네카(67.9명), 화이자(43.2명), 모더나(4.9명) 등에 비해 높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부스터샷에서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을 활용할 경우 장단기 부작용을 점검하는 등 안전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접종자들 사이에선 돌파감염 사례가 많기 때문에 부스터샷 접종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이미 접종 완료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추가로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의견도 많다.
지난 6월 얀센 접종을 마친 회사원 김상훈(35세) 씨는 “얀센 접종을 선택한 이유가 한 번만 맞아도 되기 때문인데 추가로 접종을 해야 한다면 굳이 이 백신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백신 인센티브 도입에도 완료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향후 접종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얀센 백신을 접종한 대학생 박민(26세) 씨는 “백신 부작용 사례가 점차 많아져서 고민중”이라며 “정부 방침이 나오면 그 때 고려해보겠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뉴욕타임스가 현지시간 1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부스터샷 용도로 이미 접종 완료한 백신과 다른 제조사의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FDA가 오는 20일 오후 모더나, 존슨앤존슨(얀센)의 부스터샷을 접종 승인하고 각 백신의 혼용 부스터샷도 허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FDA는 최대한 동일한 제조사의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접종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