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3, 없어서 못팔았더니... 불법 보조금이 사라졌다

2021-10-1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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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공급난에 장려금 축소·개통 지연…시장은 잠잠

1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휴대폰 유통점에서 아이폰13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오수연 기자]


그동안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살포됐던 불법 보조금 탓에 통신시장이 혼탁을 빚어 왔지만, 물량 수급이 제대로 안 되는 이례적 상황이 닥치자 불법 보조금이 사라졌다.

19일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아이폰13 등 단말기 수급이 막히자 판매 장려금이 줄고 시장이 잠잠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판매 장려금은 신규 단말기 출시 초기에 집중적으로 지원되는데, 과도하게 지급된 판매 장려금은 불법 보조금으로 유용되는 일이 잦았다. 
판매 장려금이 줄자 불법 보조금이 덩달아 감소했고, 정부의 선제적 단속 활동도 효과를 봤다. 이달 초 이통3사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아이폰13 출시에 앞서 불법 보조금 포상금을 최대 200만원으로 2배 인상하면서 시장 단속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애플이 지난 8일 국내에 공식 출시한 아이폰13 시리즈 단말기 공급이 어려워지자, 수요자들의 개통이 지연되면서 들끓어야 할 시장이 예기치 못하게 잠잠해진 것이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아이폰13 프로·프로맥스 기종을 구매해도 약 1달 뒤인 11월 17~24일이 돼야 수령할 수 있다. 시중에 물량이 풀리지 않아 속이 탄 일부 유통점주들이 방통위에 항의성 방문을 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단말기 갤럭시Z 시리즈 출시 뒤에도 물량 부족으로 시장이 조용했던 전례가 있다. 지난달은 갤럭시Z플립3 출시 효과로 번호이동이 활발해야 하는 시기였지만, 번호이동은 오히려 전달보다 감소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번호이동 건수는 약 42만건으로,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Z 시리즈는 한 달여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공급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갤럭시Z 시리즈는 사전예약 개통 기한을 두 차례나 연장한 바 있다.

역대급 인기에도 삼성전자, 애플 등 주요 제조사 신규 단말기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이유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품 제조의 지연, 중국 전력 부족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애플이 올해 아이폰13 시리즈 생산량 목표치를 9000만대에서 8000만대로 줄인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브로드컴 등 업체가 애플에 납품할 반도체 물량을 맞추지 못해 생산 차질을 빚은 영향이다. 여기에 베트남에서는 코로나19가 확산해 아이폰 카메라 부품 공장이 조업에 차질을 겪었고, 중국 아이폰 부품 공장은 전력난으로 정상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을 전년 대비 6% 성장한 14억1000만대로 전망했다. 당초 전년 대비 9% 성장한 14억5000만대 규모로 예측했으나,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하자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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