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개월 만에 3000선 아래로 떨어진 코스피가 6일 대외 악재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며 추가 하락해 2900선까지 주저앉았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3.86포인트(1.82%) 하락한 2908.31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23.89포인트(0.18%) 상승한 2986.06으로 개장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하락세로 전환했다. 장 중에는 2908.3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지난달 30일을 제외하고 28일 이후 5거래일째 1%대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1770억원, 기관이 840억원을 각각 순매수했으나 외국인은 2794억원을 순매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글로벌 및 한국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코스피가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전 10시부터 나스닥100 선물이 하락세를 보이며 국내 증시도 내림세로 돌아섰다"며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 전환과 현물 순매도 확대에 초반 안정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도 상승폭을 확대했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상승하는 등 기대 인플레이션과 시장 금리의 가파른 상승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채권 및 외환시장이 급변한 배경으로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꼽았다.
그는 "영향력이 큰 변수는 아닐 수 있지만 불안한 채권과 달러 흐름에 임계치를 넘어서는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누적된 악재의 무게가 무겁고 영향력도 점차 커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소식에 매물이 출회되기 시작했는데 예상됐던 이벤트였음에도 최근 악화된 투자심리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정치 리더십 불확실성과 대만, 중국의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 등 다른 악재까지 부각되며 낙폭이 커졌다"며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에 따른 수급적 부담도 가중됐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증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분위기인 만큼 당분간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시장을 억누르고 있는 악재가 완화될 경우 기술적 반등의 동력이 될 수 있지만 불확실성 완화가 추세 반전의 동력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격 매도를 자제하는 가운데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