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핵심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간 특수 관계에 대한 논란이 가속화하고 있다. 유 전 기획본부장이 이 지사가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된 직후부터 출세 가도를 달렸기 때문이다.
부동산 개발 경력이 고작 3년에 불과했던 그는 시장직 인수위윈회 도시건설분과 간사를 시작으로 성남시 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지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직이 공석이 됐을 때는 사장 직무도 대행했다. 그가 사장 직무대행을 하던 시절에 대장동 개발 사업 공모와 사업자 선정이 진행됐다.
최윤길 성남시의회 의원이 "시설관리공단 채용 기준으로 4개가 있는데 이 중 해당되는 게 있냐"고 재차 묻자 유 전 기획본부장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은 없다"고 스스로 부족함을 시인했다.
유 전 기획본부장은 이 지사가 경기지사에 취임한 직후인 2018년 10월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그는 약 한 달 뒤 열린 경기도의회 행정감사에서 관광업계 용어 5개를 묻는 당시 도의원들 질문에 답변을 하나도 하지 못했다.
당시 회의록을 살펴보면 한 경기도의원이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걸 인정하냐"는 질문에 그는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채용 당시와 마찬가지로 "네"라며 자격 부족을 또다시 인정했다. 유 전 기획본부장은 절차상 이 지사가 서류 면접 등을 거쳐 임명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12차 토론회에서 "(유 전 기획본부장은) 리모델링하던 분인데 성남도시공사 이전에 시설관리공단 직원관리 업무를 했을 뿐"이라며 "산하기관 중간 간부가 다 측근이면 측근으로 미어터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측근’이라고 부를 정도 관계는 아니었다는 해명이다.
◆순익 3137억원 VS 하이리스크...이재명 말바꾸기
이 지사는 유 전 기획본부장과의 특수관계 의혹 외에도 대장동 개발 사업을 두고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꿨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지사는 2005년 성남시장 당선 전 대장동 개발을 반대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도시개발을 해선 안 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성남시장 당선 이후 공공에 맡겨 도시개발을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는 지난 2011년 11월 24일에 진행된 성남시의회 본회의 속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이 지사는 "대장동 사업은 30만평에 이르는 녹지, 대부분의 전답 임야를 개발해서 도시지역으로 분양하는 사업이다"라고 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순이익이 3000억원, 수익률이 29% 이상이 된다는 예상치도 내놨다.
이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해당 사업 참여사 수익률이 과도한 데 따른 의혹을 두고 "리스크(risk) 감수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라고 반박했던 이 지사의 지난 14일 긴급기자회견 당시 발언과도 배치되는 부분이다.
이 지사는 도시개발 주체에 대해서도 말을 바꿨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지사가 애초 공영개발 입장을 고수했으나 화천대유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전직 언론사 간부 출신 김만배씨와 2014년 7월 인터뷰한 이후 민관협력개발로 방향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12차 토론회에서 "국민의힘이 성남시의 지방채 발행을 막는 등 저지해서 민관합작 방식으로 할 수밖에 없었는데, 민관합작을 하려면 마귀의 돈을 쓰고, 마귀와 거래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검찰 특수부 수사를 몇 번 받게 될 테니 부정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여러 번 강조했지만 오염이 일부 됐다"고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