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억 위안에 하이난항공 인수한 랴오닝팡다
HNA그룹의 항공 사업 부문 계열사인 하이항홀딩스(海航控股, 600221.SH)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열린 2차 채권단 회의에서 구조조정 방안과 채무 상환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됐다고 제일재경일보 등 중국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앞서 13일 HNA그룹의 주력사업인 항공 부문을 랴오닝팡다그룹이 인수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는데, 당시엔 인수가 등 구체적인 구조조정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었다.
이날 채권단 회의에 따르면 랴오닝팡다는 하이항홀딩스를 모두 410억 위안(약 7조5013억원)에 인수한다. 이 중 380억 위안은 현금보충(250억 위안), 기업경영(100억 위안) 등에 사용된다. 나머지 30억 위안은 리스크 해소 자금으로 활용된다.
이로써 하이항홀딩스 총자산은 1700억 위안, 총부채는 1380억 위안이다. 자산부채율은 81%로, 중국 3대 국유 항공사(동방항공·남방항공·중국국제항공)와 비교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준이다.
600억 위안의 유이자부채는 10년 만기로 2.89% 이자율에 따라 상환하며, 이에 따른 연간 재무비용은 약 20억 위안으로 잠정 집계된다. 이로써 항공사업 재무총비용이 8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구조조정 후 하이난항공 "최고 호시절 맞이할 것"
게다가 하이항홀딩스는 중국 국내외 각 항공기 리스업계 채권자와도 합의에 도달해 파산·구조조정 이전에 연체된 리스비는 면하고, 앞으로 리스비도 기존보다 15~20%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특히 광폭동체(와이드바디) 항공기 리스비는 고정 계약이 아닌, 운항시간에 따라 수수료를 내도록 해 리스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는 하이난항공 사상 역대 최저 낮은 가격의 리스 비용으로, 다른 3대 국유 항공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구강(顧剛) HNA그룹 당서기는 이날 채권단 회의에서 "이번 구조조정 완성 후 하이난항공은 역사상 최고 호시절을 맞이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날 구조조정 확정 소식에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하이항홀딩스 주가는 오전장에만 5% 가까이 급등했다.
항공사 外 공항·금융·비즈니스 사업부도 따로 매각
1993년 하이난성 지방 항공사로 출발한 HNA그룹은 한때 공격적인 해외 M&A를 통해 사세를 불려가며 거대 항공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산하에 하이난항공 이외에 신화항공, 산시항공, 샹펑항공 등 14곳을 거느리고 있으며, 보유 항공기 수 885대, 연간 여객운송량 1억2000만명, 운항노선만 1500개에 달하는 거대한 항공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하지만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고위층 정경 유착, 과다부채, 부실경영 등 문제가 불거지며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결국 하이난성 정부 주도로 HNA그룹 파산·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됐고, 최근 △항공 △공항 △금융 △비즈니스 및 기타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각기 따로 매각 작업을 진행했다.
이 중 항공과 공항은 각각 랴오닝팡다와 하이난성의 국유기업인 하이난개발홀딩스가 인수했으며, 나머지 금융, 비즈니스 등 기타 부문도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