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전날 저녁 HNA그룹은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천 회장과 탄샹둥(潭向東) 최고경영자(CEO)가 위법 행위에 따라 구금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혐의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중국경제망은 그룹 내에서는 이미 이들의 체포 및 구금이 예견된 일이었다고 부연했다. 고위층의 정경 유착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이 워낙 논란이 됐던 탓이다.
이로써 HNA그룹의 공동창업자 천 회장과 지난 2018년 7월 사망한 왕젠 전 회장은 모두 HNA그룹 미래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천 회장은 왕 회장 사망 후 14.98%의 지분으로 HNA그룹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2015~2017년 공격적인 해외 M&A를 통해 사세를 억지로 불려 나갔던 것이 결국 탈이 나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결국 2020년 2월 하이난성 정부가 직접 경영권을 잡고 HNA그룹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무팀을 이끌면서 천 회장의 지위가 흔들렸다. 업계 관계자는 “천 회장이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긴 했지만, 사실상 그는 점진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중이었다”며 “이런 결과는 이미 정해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HNA그룹은 최근 항공업과 공항 운영업을 국유기업에 넘겼다. 항공부문은 랴오닝성의 국유기업 랴오닝팡다 그룹이, 공항 운영 부문은 하이난성의 국유기업인 하이난개발지주가 각각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는 약 HNA그룹이 약 30년 만에 다시 국유화되는 것이다. HNA그룹은 1989년 국유기업으로 세워졌다가 1993년 민영화했다.
HNA그룹은 앞으로 △항공 △공항 △금융 △비즈니스 및 기타 등 완전히 독립적인 4개의 부문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문어발식으로 몸집을 불리지 않고, 기존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