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설에 휩싸인 중국 부동산재벌 헝다그룹의 2대 주주인 홍콩 부동산기업 화런즈예(華人置業 0127.HK)가 보유한 헝다그룹 지분 최대 7억5000만주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는 화런즈예가 보유하고 있는 헝다그룹 지분 전량이다.
시나재경 등에 따르면 화런즈예는 23일 홍콩거래소 공시를 통해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21일까지 헝다그룹 상장사인 중국헝다((中國恒大,3333.HK) 지분 1억900만주를 주당 2.26홍콩달러에 모두 2억4650만 홍콩달러(약 372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다만 헝다 지분을 부분 매각할지, 전량 매각할지는 시장 분위기 등을 비롯해 여러 요소에 좌우될 것이라고 했다.
화런즈예는 중국헝다 지분 약 6.5%를 보유,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에 이은 2대 주주다. 화런즈예 실제 지배주주인 류롼슝(劉鑾雄) 부부는 쉬자인 회장과 친분도 깊다. 하지만 최근 헝다 위기설이 불거지며 결국 지분을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쉬자인 회장의 절친 인맥의 지분 매각은 헝다그룹이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점차 투자자의 신뢰를 잃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한편, 2대주주의 지분 매각 소식에도 이날 홍콩거래소에서 헝다그룹 주가는 큰폭 상승했다. 중국헝다 주가는 이날 오후 1시19분(현지시각) 기준 전 거래일보다 약 19% 오른 2.7홍콩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날 헝다그룹이 오늘(23일)로 예정된 역내 채권에 대한 이자를 예정대로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한 게 호재로 작용한 덕분이다.
다만 헝다그룹은 같은 날 예정된 역외 달러채에 대한 이자 8353만 달러 지급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는 상태다. 오는 29일에도 역외 달러채에 대한 4750만 달러 이자 지급이 또 예정돼 있다. 해당 채권들은 지급 예정일부터 30거래일간 유예기한이 있긴 하지만, 이 기한내에도 이자를 내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처리된다.
중국헝다 주가는 지난해말부터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며 올 들어서만 약 85% 폭락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