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로이터,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마르기리스 아부커비시우스 리투아니아 국방부 차관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산 휴대폰을 사지 말고, 이미 구입한 휴대폰은 최대한 빨리 없앨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샤오미 등 중국산 휴대폰에 검열 기능이 내장돼있고, 보안상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리투아니아 국방부 산하 사이버 안전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샤오미가 유럽에서 판매한 미(Mi) 10T 시리즈에 '자유 티베트', '대만 독립 만세', '민주주의 운동' 등과 같은 용어를 감지하고 검열하는 기능이 내장돼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능은 샤오미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앱)에 자동 설치돼 있다며 조사 결과 현재 이 검열 기능은 유럽 지역에서는 꺼져 있지만, 언제든지 원격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샤오미와 화웨이는 극구 부인했다. 샤오미 측은 "스마트폰 사용자의 통신 내용을 검열하지 않았고 사용자 행동도 규제하지 않았다"며 사용자의 합법적 권익을 존중하고 보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웨이 측도 유럽연합(EU)의 '일반 개인정보 보호법(GDPR)'을 준수한다며 사이버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관련 내용을 반박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리투아니아의 이런 행동을 맹비난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는 경제·무역 교류를 정치화하는 것이라며 결국 자국의 국익을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을 지나치게 공격함으로써 헛된 이득을 얻고 고립에 직면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또 리투아니아가 앞으로 중국에 계속 도전한다면 대사급인 양국 관계가 대표처 수준으로 격하되거나 단교(斷交)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중국과 리투아니아의 갈등은 지난 8월 리투아니아가 사실상 대사관 격인 대만 대표처 설치를 용인하면서 격화됐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리투아니아 정부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존을 심각히 침해했다"고 비판하며 리투아니아 주재 대사를 불러들이기로 했고 리투아니아 측에도 자국 주중 대사를 소환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리투아니아 편에 선 EU와 미국도 대만 대표부 명칭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대만 대표부의 명칭을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처'에서 '대만 대표처'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과 미국·EU 갈등으로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리투아니아는 EU회원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