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내려가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소폭 상승하며 반전했다. 전문가들은 매매가 대비 전셋값 오름 폭이 커졌지만 이는 결국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아파트 전세가율은 전국 69.8%로 지난 6월에 비해 0.4%포인트(p) 올랐다. 앞서 전국 주택 전세가율은 지난해 11월부터 지속해서 하락해 왔다. 전셋값과 매매가 모두 꾸준히 올랐지만, 매매가 상승률이 더 높았던 탓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세가율이 높아졌다는 것의 의미는 일반적으로 전세를 끼고 매입하기가 조금 더 쉬워졌다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대출 규제가 강력하게 시행되는 상황에서는 전세가율이 높아지는 것 자체가 매매가를 밀어 올리는 효과로 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금여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전세를 끼고 매입할 수밖에 없다"며 "갭투자의 형태가 자금도 덜 들고 이자부담도 적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지난 7월엔 특히 경기도 지역에서 전세가율이 1.8%p(58.1%→59.9%)오르며 오름세가 가팔랐다. 서울 전세가율은 0.6%p 감소했지만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각각 △강남구(48.9%→53.3%) 4.4%p △서초구(54.7%→57.2%) 2.5%p △송파구(50.2%→52.7%) 2.5%p 오르며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7월 이후 경기도 일부지역과 강남 3구에서는 실제로 갭투자가 성행하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최근 지난 7월 이후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은 갭투자가 있었던 곳은 펑택시로 206건이었다. 평택의 전세가율은 (69.3%→72.5%) 3.2%p 올랐다. 남양주시(68.8%→69.%7)는 165건으로 8위, 화성시(63.5%→65.9%)는 147건으로 9위, 시흥시(54.0%→56.2%)도 112건으로 13위를 차지했다.
서울 안에서는 25개 자치구 중 송파구가 38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서초구도 26건으로 상위권(7위)을 차지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강남 3구는 학군·교통 등으로 거주수요가 꾸준하고 투자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곳"이라며 "거주 수요가 전셋값을 올리면서, 전세를 낀 거래가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의 경우에는 서울의 매매·전세 가격이 너무 오르며 서울과 가까운 곳에 투자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전셋값이 더 오르며 전세가율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임대차법에 따른 전셋값 2년 연장 계약이 끝나는 내년 7월 말부터는 전셋값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매매가격이 먼저 오르며 전세가율이 하락하고, 이후 전세가격이 뒤따라 오르고 전세가율이 상승 반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라며 "매매가가 많이 오른 상황인 데다가 임대차법의 영향으로 전셋값은 추가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을 전세난 심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별 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현재 부동산시장이 안정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전셋값이 오르며 전세가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이맘때엔 임대차법 연장 계약이 끝나는 물건 등이 나오며 전셋값이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현재로서는 매매호가가 계속 오르고 거래는 없는 상황이라 전셋값이 상승한다고 해서 바로 매매로 이어지기에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내년에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 충분히 집값을 밀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