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브로드웨이가 지난 2일 1년 6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기대를 모으며 힘차게 막을 올린 두 작품은 뮤지컬 ‘하데스타운’(Hadestown)과 ‘웨이트리스’(Waitress)다.
브로드웨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뮤지컬 ‘하데스타운’이 한국 관객을 찾아왔다. 지난 7일 개막한 작품은 2022년 2월 27일까지 서울 강남구에 있는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이어서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 그래미어워즈에서 최고 뮤지컬 앨범상을 받았다.
‘하데스타운’은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성스루 뮤지컬’(sung-through musical)이다.
베일을 벗은 ‘하데스타운’은 배우들의 노래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극을 이끌어가는 헤르메스 역을 맡은 강홍석은 때로는 리듬감 넘치는 재즈 가수처럼 때로는 래퍼처럼 노래를 부르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하데스 역을 맡은 지현준은 극 중 그가 살고 있는 깊은 지하 세계 만큼 낮은 저음으로 맡은 역할의 어두운 부분을 완벽히 살려 냈다.
커튼콜을 포함해 총 37곡으로 구성된 ‘하데스타운’의 넘버(노래)들은 아메리칸 포크와 블루스, 재즈가 뒤섞인 독특한 스타일로 관객들의 두 귀를 사로잡고 있다. 라이브 밴드의 다채로운 연주도 흥겹다.
다소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를 노래를 통해 풀어냈다는 점이 인상 깊은 작품이다.
신화를 바탕으로 한 ‘하데스타운’은 현실에 맞게 재해석됐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해 지하 세계로 향하는 오르페우스 신화는 추위와 배고픔과 싸워 생존하려는 강인한 모습의 에우리디케와 봄을 불러올 노래를 쓰고 있는 언제나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오르페우스의 만남으로 재탄생했다.
오르페우스의 반대편에는 부당계약으로 노동자를 착취하는 광산 운영자이자 자본가인 하데스가 있다.
극 중 오르페우스가 자신이 만든 ‘서사시’로 꽁꽁 잠겨 있던 하데스의 마음을 여는 장면은 힘겨운 현실을 잠시 잊게 만들었다.
내 주위의 세상과 인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