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12명이 7일 정견발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경선준비위원회가 만든 토론회를 없애고 만든 정책발표회엔 정해진 후보가 제한된 시간 내에 질문을 할 수밖에 없어, 경선 흥행에 적신호가 들어왔단 지적이 나왔다. 선거관리위원회가 특정 주자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선거를 이끌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더욱 깊어지는 상황이다.
7일 강서구의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정책발표회에서 12명의 후보들은 각자 7분씩 자신의 핵심 공약을 언급했다. 홍준표 후보는 개헌을 통해 국회의원을 200명으로 줄이고 양원제를 도입하겠다고 했고, 귀족노조를 타파하겠다고 했다. 유승민 후보는 ‘집밥’이라는 화두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최재형 후보는 정부 재설계 및 노동개혁, 윤석열 후보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언급했다.
유 후보는 “집밥이라는 공약에 대해 말하겠다. 집 문제와 먹고 사는 문제는 유승민이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취임 즉시 집값과 전월세, 이 미친 집값의 근원인 수도권의 민간 공급을 대폭 확대해서 시장가격을 내리겠다”고 했다. 유 후보는 또 “성장하는 한국경제를 만들겠다”면서 “디지털 혁신인재 100만명을 육성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장하되 따듯한 공동체가 되는 성장을 하겠다”며 “확실한 사회안전망을 마련하기 위해 이재명식 기본소득이 아닌 공정소득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최 후보는 “국정운영의 뼈대인 정부를 재설계하겠다”며 “느리고 비대한 지금의 정부를 작고 빠른 3S 정부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의 절반 이상을 감축하고 불필요한 정부조직을 대폭 줄이고 정부기관 중 민간과 경쟁하는 기관은 과감히 민간에 이첩하겠다”고 했다. 최 후보는 “기업과 노동자라는 적대적 이분법으로 일자리를 못 지킨다”면서 “우리 노동시장의 고질적인 이중구조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일자리는 국민의 삶 그 자체고 최고의 복지다. 정부의 모든 정책 목표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맞춰 산업, 노동, 교육, 복지 등을 통합해 정부조직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어 “일자리 수요와 공급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기업의 성장에 의한 민간 주도 일자리 창출과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의 쌍끌이 전략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날 후보자 정책발표회는 후보자 간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지만 1분 질문, 2분 답변이란 제한된 시간 내에 이뤄졌다. 후보자 간 질의응답이 오고갈 시간도 없었다. 유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토론회를 안 하고 자꾸 발표회를 하고, 질문자도 추첨으로 정하고, 왜 이렇게 선관위가 유치한 결정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토론을 일부러 막으려 하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하는 대로 하겠지만 하루속히 후보자 간 치열한 토론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