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돼지 테마주 반년 새 시총 87조원 잃었다

2021-09-0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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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선물 가격 연초 대비 54% 급락

돼지열병 이후 공급 늘고 수요 줄어

양돈업계 적자 늪... 주가도 폭락

[사진=CCTV보도화면 캡처]
 

중국 돼지고기 가격 급락세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양돈 업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실적 악화로 주가까지 급락하면서 6개월 새 돼지 테마주 시가총액(시총)이 모두 87조원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돼지 선물 가격이 연초 대비 약 50% 이상 하락하면서 중국 돼지 테마주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 2018년 8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았었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살아있는 돼지 수억 마리가 살처분되면서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0년 초 돼지고기 생산량이 차츰 회복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정점을 찍더니 올 초부터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FT가 블룸버그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중국 돼지 선물 가격은 8월 말 기준 1㎏당 20.17위안(약 3600원)에 불과하다. 연초 대비 약 54% 하락한 것이다.

현지 시장 관계자는 “돼지고기 공급은 늘었는데, 수요는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했던 당시 많은 소비자가 소고기, 닭고기, 생선 등으로 돼지고기를 대체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며 돼지고기 가격 하락 원인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 4대 양돈 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중국 신쾌보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4대 양돈 업체 중 적자를 면한 업체는 목원식품(牧原股份) 한 곳뿐이다.

목원식품의 상반기 순익은 95억3000만 위안을 기록했는데, 이마저도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서는 11.7% 하락한 것이다.

목원식품을 제외한 모든 업체들은 적자의 늪에 빠졌다. 신희망(新喜望)이 가장 부진했는데,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순익이 무려 207.94% 급락하면서 34억 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다. 온씨식품(温氏股份)과 정방과기(正邦科技)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169.14%, 159%씩 하락하며 25억 위안, 14억 위안의 적자를 냈다.

돼지고기 가격 하락 속 사료 가격은 오르면서 타격이 더 컸다고 신쾌보는 설명했다. 중국 옥수수, 대두 등 사료 원료 가격은 올 들어 지속적으로 상승해 8월 말 기준 가격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3%, 9.4% 올랐다.

양돈 업체 주가도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희망과 정방과기의 올해 주가 하락 폭은 50%에 달했다. 목원식품과 온씨식품 주가도 각각 올 들어 40%, 30% 급락했다.

FT는 중국 돼지고기 테마주의 시가총액이 지난 2월 최고점에서 모두 750억 달러(약 87조원) 증발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양돈 업체의 시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고 보고, 단기적으로 하락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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