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가 한 애널리스트의 '중국 돼지' 관련 보고서로 중국인의 '뭇매'를 맞고 있다. UBS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인종차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심지어 중국 증권사들이 UBS와의 거래를 끊겠다며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고 중국경제망,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가 된 건 파울 도노반 UBS 수석 애널리스트가 지난 12일 공개한 중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분석한 보고서다.
특히 문제가 된 건 'It matters if you are a Chinese pig(당신이 중국 돼지라면 문제가 된다'는 문구다. 중국인을 인종차별하는 뉘앙스가 가득하다는 것. 게다가 애널리스트의 분석 보고서에 이 같은 저급한 표현이 실린 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노반 애널리스트도 13일 "중국 인플레이션 관련 보고서에 사과한다"며 "무의식적으로 언급한 발언에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럼에도 논란은 사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홍콩 중국계증권업협회(HKCSA)는 아예 '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섰다. HKCSA는 홍콩내 124개 중국계 금융기관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홍콩 금융권에서 영향력이 큰 협회다.
HKCSA는 UBS그룹에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이번 사건이 사회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증권업계 직업윤리를 훼손했으며, 중국인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중국인의 글로벌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하지만 UBS의 사과는 성의가 없었고, 반성하는 기미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UBS는 해당 애널리스트에 엄중한 처벌을 내리고, 관련 처벌 결과를 중국인에게 공개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UBS 경영진의 공개사과와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개약속을 요구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UBS 그룹 내부 관리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중국기업과 중국인들에게 UBS 그룹과의 거래를 신중히 고려할 것도 촉구했다. 사실상 UBS '보이콧'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실제로 이번 사태로 중국 하이퉁인터내셔널증권은 UBS와의 모든 사업 거래를 끊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14일 보도하기도 했다.
1989년 중국에 진출한 UBS는 중국 시장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는 글로벌 IB 중 하나다. 지난해에 외국계 IB 최초로 중국내 금융회사의 과반 지분을 얻고 경영권을 행사하는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