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육·해상 노조 '파업 실행'만 남았다...1일 운명의 날

1일 HMM과 부산항의 운명이 결정된다.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이하 해상노조), HMM육상직원노동조합(이하 육상노조)은 본격적인 파업절차에 돌입하기 전 사측과 마지막 협상에 나선다. HMM의 주요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해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는 가운데 노사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31일 HMM 육상노조에 따르면 전일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 실시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전체 조합원 791명 중 755명이 참여해 739명(97.88%)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로써 육·해상 노조가 동시에 본격적인 파업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지난 22~23일 진행된 해상노조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도 92.1%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두 노조는 파업 등 쟁의활동에 있어 공동으로 행동할 예정이다. 단체 사직서 제출, 단체 유급휴가 사용, 전면파업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노조는 파업에 돌입하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사측과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1일 예정된 추가 협상 테이블에는 두 노조 대표와 배재훈 HMM 사장이 자리한다. 이 자리에서는 대략적인 임단협 수정 제시안과 함께 향후 협상 일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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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기존에 제시한 8% 임금 인상안보다는 소폭 상향된 인상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기존과 같은 25% 수준의 임금인상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협상에 대한 업계의 기대는 크지 않다. 배 사장이 사상 초유의 파업을 직면하고도 이를 막기 위해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한정됐기 때문이다. 배 사장은 주요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허가 없이는 임의로 인상안을 조정할 수 없다. 산업은행은 여전히 8% 이상의 임금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인 것으로 전해진다.

추가 협상이 무산되면 노조는 곧장 파업절차를 시작한다. 파업날짜와 기간, 방법 등을 사측 등에 통보한 후 실행에 옮기는 순서다. 해상노조의 경우 파업이 아닌 단체 사직서를 제출하는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해상노조는 지난 25일까지 조합원들로부터 사직서를 모집했다. 현재까지 회사에 제출되지는 않았지만 최후 수단으로 단체 사직과 함께 스위스의 해운기업 MSC로 이직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대 해운사이자 미주향, 유럽향 선박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HMM의 파업이 현실화하면 부산항 마비는 물론 국내 수출경제에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해운산업 지원 총괄부처인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운협회 등이 HMM 노사 갈등 봉합에 총력을 다하고 있음에도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임금인상 결정권을 쥔 산업은행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HMM이 노조와 협상에 있어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며 “상황이 이 지경까지 왔으니 산업은행이 나서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HMM 본사 모습.[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