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불당동의 한 고급아파트 주차장에서 출장세차 차량 폭발로 발생한 화재가 대규모 보험사고로 번지면서 손해보험사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출장세차 차량업체와 해당 직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해도 변제를 못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6일 기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에 접수된 자동차보험 피해차량은 470여대로 집계되고 있다. 삼성화재가 인수한 차량이 200여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이 인수한 차량도 70~80대 정도로 나타났다. 전소됐다고 신고한 차량은 34대로 알려졌다.
피해 접수차량 중 37%(170여대)가 외제차고, 이 중에서도 고급 브랜드인 벤츠가 약 100대로 전해졌다. 손보업계는 아파트 지하 시설물 피해까지 합치면 손해금액이 1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손해보험사들이 구상권을 청구해도 실익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보험사고 발생 원인이 출장세탁 업체의 직원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과실이 인정될 경우 보험사들은 해당 업체와 직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출장세차 업체와 직원이 구상금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더욱이 구상권 청구에 따라 채무가 발생해도, 해당 직원이 파산신청을 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돈을 받을 길이 없다.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자세한 건 경찰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과실원인이 출장세탁업체 직원에게 있다면 구상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구상금액이 크다 보니 직원 혹은 업체는 변제할 상황이 아닐 수 있다. 강제로 받을 길이 없는 보험사는 손실을 입을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한 중소형보험사 관계자 역시 “결론적으로 말하면 받지 못할 것이다. 출장세차 업체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비용을 마련하겠다고 할 수 있지만, 구상금액 규모가 크다 보니 큰 규모의 회사가 아니라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천안 출장세차 폭발’은 30대 남성이 담뱃불을 붙이려다 발생한 사고로 전해진다. 지난 11일 밤 11시경 불당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출장세차 차량에서 폭발하면서 불이 발생했다.
출장세차 직원인 남성은 당시 담배에 불을 붙이려 하자 폭발했다고 말했고, 차량 뒤쪽에는 가스통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차량 내 ‘스팀 세차기’에서 가스가 샜는지, 압력 용기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또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원과 합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