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기업이었던 NHN이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해 통합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꾀한지도 어느새 8년의 세월이 흘렀다. 민간·공공 분야에서 성과를 내며 급성장한 NHN 클라우드사업부는 내년부터 'NHN클라우드'라는 이름으로 홀로서기에 나선다. 지난 10개월 동안 공공 부문에서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낸 것이 사업부 분사라는 결정을 한 자신감의 배경이다. NHN 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하는 김동훈 NHN 클라우드사업그룹장(전무)을 만나 NHN 클라우드 사업의 미래 계획과 공공 클라우드 확대 전략을 들었다.
Q. 내년 출범하는 NHN클라우드는 어떤 회사인가?
Q. 광주 AI센터를 수주했다. 관련된 사업 목표는?
A. 광주 AI센터는 약 900억원의 비용을 투자하는 인공지능(AI) 국가 데이터센터다. 정부와 함께 NHN도 관련된 인프라와 기술에 투자한다. 국가와 연계해 AI에 대한 핵심적 기술을 보유하면서 국내 스타트업과 연계하는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해 사업에 입찰·수주했다. 현재 NHN은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단순히 AI 개발에 필요한 하드웨어(GPGPU) 임대에 그치지 않고 지역 내 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광주 AI센터는 어떤 형태로 운영되나?
A. 광주시·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NHN이 협력하는 민관협력사업(PPP)이다. 건물과 토지는 광주시가 제공하며, 계속 광주시 소유로 남는다. 서버, GPGPU, UPS(무정전 전원 공급) 등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인프라는 NHN이 제공한다. 이후 해당 인프라를 토대로 NHN이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Q. 기존 공공기관 전용 클라우드와 다른 점은?
A. 광주 AI센터는 NHN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설계부터 운영까지 모든 것을 광주시 등 정부가 요구하는 사항을 고려해 만든다. NHN은 3600억원 규모의 광주 AI플랫폼 사업 중에 900억원 규모의 AI센터만 수주한 것이다.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AI 개발과 운영을 위한 여러 실증 단지와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제공한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NHN이 운영하고, 이를 토대로 광주의 AI 기업과 연계하는 플랫폼을 만들어나가는 형태로 이용하면 된다.
기존 공공기관 전용 클라우드는 설계와 운영은 민간 클라우드 기업이 하고 정부로부터 클라우드보안인증을 받은 후 민간 클라우드와 분리된 영역을 제공하는 것이다. 반면 NHN이 추진하는 PPP모델은 처음부터 정부(국가정보원)의 보안·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구축했다.
PPP모델을 통해 NHN과 정부는 SW 유지·보수가 어려운 기존 공공 SW 발주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공공 서비스에 AI를 도입할 때 이를 일일이 발주하지 않고 광주 AI센터에서 즉시 임차하는 모델을 생각해볼 수 있다. 민간의 신속함을 공공에 적용하면서 정부의 보안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수 있다.
A. 김해 데이터센터는 NHN이 민간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거점이다. NHN이 현재 판교에서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는 가동률이 90%에 육박한다. 때문에 판교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의 평촌메가센터까지 임차해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김해 데이터센터를 완공해 클라우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
김해 데이터센터가 완공되면 NHN 클라우드의 국내 리전은 서울과 부산 두 개로 확장된다. 아마존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수도권과 부·울·경 지역으로 나눠 두 개의 리전을 설치한 것과 같은 이유다. 국내 서비스는 서울 리전에서, 해외 지향 서비스는 네트워크 연결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부산 리전에서 운영하면 된다.
김해 데이터센터는 판교 데이터센터보다 4배 이상 큰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로 완공될 계획이다. 주로 클라우드 전용으로 운영하고 일부 공간만 상면 임대로 제공할 계획이다.
Q. 김해 데이터센터와 얼마 전 발표한 순천 데이터센터의 차이점은?
A. 순천은 전라남도 전체 공공 서버 이전을 목표로 구축하는 PPP모델이다. 판교와 비슷한 서버 2만대 규모로 구축될 예정이다. NHN 민간 클라우드가 서울과 부산 리전으로 운영된다면, NHN 공공 클라우드는 서울과 순천 리전으로 나눠 운영할 계획이다.
Q. NHN이 지속해서 지방에 데이터센터를 확대하는 이유는?
A. 데이터센터는 지나치게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때문에 지자체가 IT 산업을 육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전라남도는 디지털 에너지 측면에서, 경상남도는 스마트팩토리 측면에서 혁신을 진행하려는 데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IT 인프라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NHN은 지방에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개발자를 육성하는 아카데미도 설립해 현지 기업이 양질의 IT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현지 기업이 성장함으로써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NHN 클라우드 사업도 파트너로서 함께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과기정통부 디지털서비스 계약 제도에서 성과가 미미하다. 해결 방안은?
A. 지금까지 NHN은 중앙 정부나 지자체와 직접 협력하는 형태로 공공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했다. 그 결과 공공 부문에서 지난 10개월 동안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성과다.
행정안전부가 2025년까지 모든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대형 공공 클라우드 사업은 디지털서비스 계약 제도보다 나라장터를 통한 발주 형태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매출 확대를 위해 파트너사와 협력해 관련 사업을 지속해서 수주할 계획이다.
그렇다고 디지털서비스 계약 제도를 소홀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공공 사업은 사업 규모뿐만 아니라 수주 횟수도 중요하다. 파트너를 확대함으로써 하반기에는 디지털서비스 계약 제도에서도 성과를 낼 것이다.
A. 기업과 정부는 특정 클라우드 사업자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클라우드를 동시에 활용하는 멀티 클라우드를 선호한다. 클라우드는 기술과 함께 회사 인지도와 사후 지원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과 부산에 영업과 기술지원을 위한 거점을 설립한 데 이어 광주에도 거점을 세웠다. 주로 지자체 사이에서 NHN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만큼 관련 지원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거점을 확대한 것이다.
NHN 클라우드 기술 면에서도 글로벌 서비스와 연계가 용이한 것이 강점이다. 오픈소스 기반의 클라우드 운영·관리 플랫폼인 오픈소스를 적극 활용해 기업이 NHN 클라우드와 타 클라우드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 또한 NHN은 정부가 직접 개발한 서비스 지향 플랫폼(PaaS)인 '파스타' 인증을 받은 유일한 사업자이기도 하다.
Q. 삼성SDS와 협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A. 지속해서 만나며 NHN 클라우드와 삼성SDS의 브라이틱스 AI·보안 솔루션을 결합할 방안을 찾고 있다. 사업 영역 확대보다는 플랫폼 기술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협업을 진행 중이다.
Q. 클라우드 업계에서 NHN만의 강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A. NHN은 한게임, 페이코, 두레이 등 다양한 인터넷 비즈니스를 전개하며 국내 대표 클라우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토대를 닦았다. 데이터센터를 설계하고, 클라우드 플랫폼을 직접 만들었다. IaaS부터 SaaS까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모든 기술을 내재화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 중에서 유일하게 흑자 전환을 했다. 그룹사 간 내부 거래와 외부 사업 비중을 따졌을 때 외부 사업의 비중이 내부 거래를 넘어서며 관련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NHN은 기업과 공공의 멀티 클라우드 선호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 보고 서비스 자체를 멀티 클라우드에 맞춰 최적화했다. NHN이 채택한 오픈스택 플랫폼의 약점은 네트워크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년 동안 네트워크 부분만 재개발 했다. 한게임, 페이코 등을 운영하며 대규모 트래픽을 경험하고 이를 토대로 기술 수준을 강화했다. NHN의 오픈스택은 이미 시중의 오픈스택과 결이 다른 기술이다.
또한 관련 전략을 보다 속도감있게 추진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5년 동안 에반젤리스트로 근무하며 클라우드 플래닝을 담당한 김명신 이사를 NHN클라우드의 기술 총괄(CTO)로 영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