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의 나라 되나…피란민도 쏟아져

2021-08-1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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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탈레반이 지난주에 이어 아프가니스탄 주도 3곳을 더 점령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서부 파라주의 파라를 비롯해 바글란주의 주도 풀-에-쿰리, 바다흐샨주의 주도 파이자바드 등이 탈레반의 손에 넘어간 것이다. 이로써 아프간 34개 지역 중 9개 지역이 탈레반의 지배 하에 놓이게 됐다. 

탈레반이 빠르게 세력 확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한 달 내에 수도 카불이 함락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전했다. 신문은 미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한달에서 세달 사이에 탈레반의 아프간 완전 장악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1년 정도를 예상한 앞선 전망보다 훨씬 당겨진 것이다. 미군의 철수로 인해 아프간의 미래를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빠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은 8월 31일 철군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하고 있지만, 미국은 철군 결심을 되돌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언론과의 대담에서 미군 철수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어 아프간 정부 지도자들에게는 "그들 자신을 위해, 국가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처럼 탈레반의 세력 확장이 가팔라지면서 아직 함락되지 않은 수도 카불로 피난하는 이들의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올해에만 아프간에서 35만9000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다고 집계했으며, 국제구호기구인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주말 이후 쿤두즈에서만 약 6만여명이 삶의 터전을 버리고 탈출했다고 추산했다.

한편,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이 이어지면서, 미국은 추가로 카불 주재 대사관 인력을 줄이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같은 논의에 속도가 붙는 것은 앞서 언급된 것처럼 카불이 1~3개월 사이 함락될 수 있다는 가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언론 브리핑에서 카불의 조기 함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의 정보 평가에 의존한다고 답했다. 일부에서 나오는 조기 함락 정보가 반드시 맞지는 않는다는 입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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