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서 애널과 투자상담"… 증권가 지점도 가상세계로 옮기나

2021-08-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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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메타버스에서 진행한 삼성증권 2분기 우수 본부·지점장 시상식 모습. [그래픽=삼성증권 제공]


증권업계가 가상세계에 지점을 차리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지점을 통해 이뤄졌던 각종 이벤트와 교육 등을 현실세계가 아니라 가상공간으로 이뤄진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진행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45개 증권사의 국내 지점 수는 830개로 통계를 시작한 1999년 이후 가장 적다. 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넘나들며 주식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은 늘고 있지만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고객을 대면하는 서비스는 제공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전략이 새로운 묘수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실제 현실에도 존재하는 각종 사회·경제·문화의 각종 요소를 옮겨두고 실제로 작동하게 하는 서비스다. 메타버스(Metaverse)란 단어는 가상세계를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기존 가상세계 서비스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게임이나 참여자의 소통이 제한된 체험을 제공하는 데 불과했지만, 메타버스는 단순히 즐기는 것을 넘어서 현실과 같은 사회활동까지 가능하도록 구성된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현실세계와 메타버스를 접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비대면 자산관리와 자금중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메타버스 내에서 유통되는 자산을 실제 고객 자산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메타버스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곳은 NH투자증권이다. 최근 NH투자증권이 공고한 '메타버스 서비스 구축 업체 선정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오는 9월 말이 서비스 오픈 예정일이다.

NH투자증권이 새로운 메타버스 서비스 구축에 나선 이유는 고객들에게 투자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주기 위해서다. NH투자증권의 모바일 서비스 '나무'에 최근 유입된 고객의 52%를 차지하는 20~30대 고객의 71%는 투자경험이 1년 미만이다. 대부분 투자 경험이 부족하며 정보 습득 단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게 NH투자증권이 파악한 문제점이다.

NH투자증권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애널리스트의 시장분석 세미나와 인플루언서 등이 참여하는 콘퍼런스, 투자상담, 고객 참여형 게임 등을 진행한다는 게 NH투자증권의 계획이다. 동시접속 인원은 2000명이 목표다.

이를 위해 메타버스 공간에 실제 NH투자증권의 사옥을 구현하고 콘퍼런스홀과 회의실, 로비 등을 실제처럼 꾸밀 예정이다.

IBK투자증권도 메타버스 서비스 출시를 진행 중이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6월 메타버스 환경 구축을 위해 메타시티포럼과 업무협약을 맺은 뒤 관련 가상세계 입점을 준비 중이다.

메타시티포럼은 보스아고라, 에이트원, 유라클, 블록체인리서치인스티튜트(BRI)가 공동설립한 회사다.

IBK투자증권은 메타버스로 구현되는 메타시티포럼 내에 지점을 개설하고 금융교육과 모의 투자, 자산관리, 시세 제공 등의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고객과의 만남은 아니지만 업무에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30일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2분기 우수 본부·지점 시상식을 진행했다. 매 분기 회의장에 모여 진행하던 행사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옮긴 것이다.

시상식에는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재훈 채널영업부문장 등 임원과 지점장 30여명이 각자 아바타를 만들어 참석했다.

이런 각 증권사의 다양한 시도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식투자자들은 많이 늘어났지만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메타버스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전만 해도 카카오증권이나 토스증권처럼 온라인으로만 고객을 만나는 증권사가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지금도 상상은 안 가지만 아예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증권사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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