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조업 경기 회복이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국영·대기업 중심의 제조업 경기 지표에 이어 민간·중소기업 경기를 반영하는 지표가 모두 전달치는 물론 시장 전망치도 크게 밑돌았다.
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7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3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치 51.3은 물론 시장전망치인 51을 모두 하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는 앞서 지난달 31일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제조업 지표 확장 둔화 추세와 맥을 같이한다는 점이다. 7월 국가통계국 제조업 PMI는 50.4로 전달치인 50.9와 시장전망치인 50.8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3월 51.9를 기록한 이후 넉 달째 하락세이자, 17개월 만에 최저치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공식 제조업 PMI는 대기업 및 국유기업들이 주요 조사 대상이다. 차이신 PMI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다.
제조업 PMI 하락에는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급등과 중부 허난성 일대부터 전국으로 퍼진 대규모 폭우 피해, 난징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차이신은 “일부 지역의 폭우와 코로나19 확산, 반도체 부품 부족 등의 영향으로 물류 인도 기간이 지속적으로 늘었다”며 “또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이 이어지면서 제조업 제품 구매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왕저(王喆) 차이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7월 제조업 경기 회복세가 더 둔화했다”며 “다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일부 완화했고, 기업 고용도 안정적인 편이기 때문에 제조업체의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 제조업 경기 둔화세가 뚜렷한 만큼 중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은 7.9%로 1분기 18.3%에 비해 크게 낮아졌는데, 3분기는 이보다 더 낮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업데이트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의 8.4%보다 0.3%포인트 낮은 8.1%로 내렸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하반기 다시 부양책을 꺼낼 가능성이 점쳐진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9일 15개월 만에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