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전협정 68주년 및 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아 유엔군 참전용사 2명에 대한 훈장 수여식을 개최했다. 취임 후 문 대통령이 유엔군 참전용사에게 직접 훈장을 수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참전용사 유·가족에게 각각 훈장과 훈장 부장을 직접 수여했다. 카폰 신부 측에는 국방부 유해발굴단 보관 유물을 활용, 카폰 신부가 썼던 십자가가 달린 철모를 구현한 선물과 콜린 장군 측에는 가평 전투를 기리는 의미로 가평석으로 제작된 참전유공자 석패를 기념품으로 전달했다.
태극무공훈장을 수여받은 카폰 신부는 1950년 7월 15일 6·25 전쟁에 군종신부로 파병돼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박애를 실천한 ‘6.25 전쟁의 성인’으로 불린다.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은 콜린 칸 장군은 1952년 7월, 호주왕립연대 1대대 소대장으로 참전하여 최전방 정찰 임무 수행 중 적군의 총탄에 폐 손상을 입었다.
1953년 호주 정부로부터 전투임무수행 공적을 인정받아 1953년 영연방호주공보(Mentioned in Dispatches)에 등재된 칸 장군은 2000년 4월 호주 캔버라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 건립에 크게 기여했다.
수여식에는 두 참전용사 유·가족이 대리 수령자로 자리했다. 에밀 신부를 대신해서는 조카 데이먼드 에밀 카폰씨 부부가, 콜린 장군을 대신해서는 조카손녀 캐서린 칸과 조카증손녀 애매진 스미스가 참석했다.
참전용사 두명의 공적 소개에는 카폰 신부의 박애정신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광주광역시 살레시오고등학교와 호주 참전용사들이 활약한 가평전투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가평고등학교 학생이 나섰다.
문 대통령은 수여식 모두발언에서 “22개 나라 195만 유엔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은 대한민국의 긍지이자 자부심이 됐다”고 평가했다.
콜린 장군은 영상을 통해 “제가 한국의 재건에 조금이나마 기여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남북 간 화해가 어떤 형태로든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지금 당장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 대신 한반도의 영속적인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문 대통령과 함께 김정숙 여사도 참석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김삼환 기독교·서상범 천주교·김석남 불교·이건은 원불교 군종교구장, 에이브럼스 유엔군사령관, 로버트 랩슨 주한 미국대사 대리, 캐서린 레이퍼 주한 호주 대사 등 30여명도 참석했다.
한편 정부는 훈장 수여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두 참전용사들의 유·가족에게 별도의 의전차량을 제공했다.
청와대는 유엔사와 국군 의장병의 합동 도열 및 군악대의 연주를 통해 포상자 유·가족을 맞이했고, 국민의례 시 애국가와 함께 양국의 국가를 군악대가 연주해 예우를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