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코스피 지수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심리가 한층 강해진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확인심리가 더해져 횡보하는 장세가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장기적으로 이익 증가 가능성이 높은 인터넷과 게임, 헬스케어, 음식료 업종에 대한 관심을 조언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9~23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22.49포인트(0.69%) 내린 3254.42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7422억원, 2164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이 9582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흔들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델타 변이’ 확산과 기업들의 실적 고점에 대한 우려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FOMC 주목 코스피 박스권 장세 예상
이번 주에는 FOMC에 대한 관망심리가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 왔다. 하지만 델타 변이 확산과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점차 부각되면서 연준 위원들 간 출구전략에 대한 의견이 서로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반면 기업 실적은 양호한 성적이 예상되고 있어 긍정과 부정적인 뉴스가 혼재된 다소 가늠하기 어려운 시장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이벤트들이 많아 경계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인플레 우려와 테이퍼링 시기, 그리고 델타 변이 확산으로 낮아진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에 대한 연준의 판단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지수의 급격한 하락은 제한적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제 국내 증시의 펀더멘탈 개선과 이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 개선은 하반기 진입 이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했다. 이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기준 최근 3개월 국내 증시의 이익 추정치는 약 17.4%가 증가했지만 코스피 상승률은 2.9%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서 연구원은 “단순히 고점에 이르렀기 때문에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논리는 적어도 현 시점엔 설득력이 낮다”면서 “기술적인 지표에서도 과열 신호는 전무한 상태며 여기에 환율 효과를 감안하면 가격 유인은 더 부각된다”고 말했다.
코스피 상대강도지수(RSI)는 23일 기준 현재 50선 전후로, 과열 기준선인 70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연초 이후 원화 약세가 진행돼 원화 기준 코스피 연초 대비 수익률은 10.4%에 이르는 반면, 달러로 환산할 경우 5% 내외에 그친다는 게 이유다. 즉 환율이 오른 현재 외국인의 매수세가 아직 부재한 상황이지만, 다시 순매수세로 돌아설 환경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장기 실적 양호 성장주 관심 가져야
FOMC를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논란이 있는 만큼 주식시장도 뚜렷한 방향성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럴 경우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2022년까지의 장기 실적 전망이 양호한 업종을 중심으로 순환매 차원에서 테마가 형성될 수 있는 주식들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추천 업종은 장기 실적 성장에 주목해 인터넷·게임, 위드 코로나 시대의 수혜가 예상되는 헬스케어, 제품가격 인상에 힘입은 하반기 실적 모멘텀 개선이 기대되는 음식료”라고 조언했다.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도 팁 중 하나다. 서정훈 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산발적인 순환매 흐름이 당분간 더 이어질 확률이 높다. 이를 적극적으로 추종하는 것은 현실적인 제약이 많아 포트폴리오 구성을 다변화해야 할 것”이라며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1.2%선에서 지지 후 반등을 모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까지 조정이 선행됐던 경기민감 가치주 유형에 관심이 쏠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중 철강, 화학과 같은 소재 업종의 실적과 가치 매력이 돋보인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면서 “상대 가격 측면에서 코스닥 시장의 매력 또한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성장주와 민감주를 동시에 보유하는 바벨 전략도 관심 대상이다. 경계감을 높일 수 있는 이벤트들로 코스피가 박스권 내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인플레 압력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맞서기에 다소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한대훈 연구원은 “인플레 압력과 함께 완화적인 정책의 유지(유동성), 여전히 높은 실적 메리트를 감안하면 바벨 전략이 매력적”이라며 “성장주로는 2차전지를, 바이오 및 경기민감주로는 반도체와 IT 부품이 관심 대상”이라고 말했다.
단기변동성 확대 구간을 비중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개선되고 원·달러 환율의 하향안정이 기대되면서 수혜 업종에 관심을 더 크게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은 경기불안심리를 자극하는 데 그칠 전망이며 글로벌 경기회복세는 여전히 견조하다”며 “단기 변동성 확대는 비중확대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코로나19 진정국면 진입과 원‧달러 환율의 하향안정,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안정 및 개선을 준비해야 할 때”라면서 “IT(반도체, 인터넷 중심), 2차 전지(에너지, 화학), 운송, 자동차 업종에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업종은 실적 개선에도 주가가 대내외 불확실성 변수 및 수급불안에 억눌려온 대표 업종이라는 것이다. 즉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될 경우 견고한 펀더멘털 동력을 바탕으로 빠른 가격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추천업종으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