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는 우라늄이 아닌 액체 토륨으로 구동되는 융용염 원자로의 설계를 공개했다. 융용염은 고온에서 녹아 액체가 된 염류인데, 물을 냉각제로 사용하는 기존 원자로와 달라 중국 서부 사막에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CMP는 최근 세계 각국에서 소형 모듈 원자로(SMR)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이 융용염 원자로에 거는 기대감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SMR는 원전의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함으로써 크기는 기존 원전의 150분의1로 매우 작고, 제작과 조립이 쉬운 원자로를 말한다. 원전 생산이 이뤄지는 공장에서부터 컨테이너를 통해 선적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단시간에 목표 지점에 설치할 수 있어 기존 원자로보다 건설 비용이 저렴하고 소요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도 최근 이 소형 모듈원전인 링룽1호(玲龍一號·ACP100)를 이용한 상업 원자력발전 사업에 착수해 글로벌 SMR 개발 경쟁에 가세한 바 있다.
그런데 융용염 원자로 역시 SMR만큼이나 크기가 작고, 설계가 단순하며, 효율성이 뛰어나다. 항공모함이나 잠수함 같은 군함에 새로운 에너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라늄 원자로보다 더 많은 열과 전력을 생산하지만, 방사성 폐기물은 훨씬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개발을 위해 융용염 원자로 건설을 고려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라늄과 달리 토륨은 핵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계획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SCMP는 “현재 중국은 간쑤성 사막 도시에 융용염 토륨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으며, 이 공사는 다음 달 마무리돼 이르면 9월부터 장비 시험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식 상용화는 2030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으며, 만약 상용화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토륨 원자로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올 들어 원전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를 통해 “안전한 사용을 전제로 적극적이고 정연하게 원자력을 개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탄소 중립 달성과 에너지 주권 확립, 군사력 강화를 위해선 원자력 발전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2025년까지 20여 기의 원자로를 더 지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