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하 '카이스트') 총장이 "우리 학생들은 인간과 인공지능(AI)이 공존하는 미래 시대를 살아갈 것"이라면서 "AI를 잘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중요하고 필요한 정보 교육을 많이 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2022 교육과정 개정 방향에 대해 소프트웨어(SW)·AI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정보 교육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총장은 16일 오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로 열린 온라인 토론회 '아이들의 미래, 2022 교육과정 개정에 부쳐: 정보교육 없는 디지털 대전환 가능한가?'에서 '초중고에서의 바람직한 SW·AI 교육'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초중등 교과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전체 필수 과목을 늘려서라도 정보 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 때 인간은 AI와 공존할 수밖에 없고 현실과 가상이 결합되 구분되지 않을 것이고, 인간의 창의력과 활동 공간이 메타버스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지금은 인간이 지구상 만물의 영장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데 그 때는 인간이 AI를 이해하고 협조를 구해야 능력을 발휘하고 발전할 수 있는 세상이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이 총장은 또 "지금 성인들은 '고향'을 떠올리라고 하면 어렸을 때 구슬치기·고무줄놀이 하던 골목길을 떠올리지만 지금 10살짜리 아이들은 메이플스토리, 마인크래프트 이런 게임 속의 '성(城)'을 떠올리고, 받고 싶은 선물을 물어 보면 성인들은 '시계'나 '카메라'를 얘기하지만 아이들은 '구글플레이 쿠폰'이나 게임 속 아이템을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렇게 완전히 바뀐 세상에서 창의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주도해나가는 것이 앞으로 AI와 메타버스가 탄생시킬 세상"이라면서 "경마 선수가 자기 말(馬)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춰 부족함을 보완하고 장점을 이해해야 성과를 잘 낼 수 있듯이, 미래 우리 자식 세대는 AI를 잘 이해하고 소통하며 부리고 활용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AI를 이해하려면 컴퓨터 프로그램, 프로그래밍의 사고방식, 그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라며 "현대 사회를 주도하는 그룹에 들어가기 위해 영어를 할 줄 알아야 하고 영어를 하지 못하면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것처럼, AI가 주도하는 세상이 될 미래에는 AI가 쓰는 언어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정보교육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이런 세상이기 때문에 2040~2050년을 살아갈 지금의 어린이들에게 정보 교육을 많이 시켜야 한다"라며 "배워야 할 것들이 늘면 학습량, 필수 과목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과 시수를) 제로섬 게임으로 '이게 들어가면 저게 빠져야 하고' 이런 것 하지 말고, 전체 학습량을 늘려 우리 자손들이 당당하게 살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초중등 정보 교육을 독립 필수 과목으로 해야 하고, 교육 시간을 선진국 수준으로 해야(늘려야) 하고, '6학년동안 17시간' 이런 것은 안 된다"며 "정보 교원을 대폭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공교육에서 정보 교육을 가르쳐야 (학생 간) 격차가 없다"라면서 "공교육에서 안 가르치면 결국 사교육 받는 아이들은 다 배우고 그게 격차가 생기는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