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를 표준 'PCR 검사'보다 더 높은 감도로 빠르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하 '카이스트')은 박현규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RNA 바이러스의 표적 RNA를 초고감도로 검출하는 등온핵산증폭(NESBA·Nicking and Extension chain reaction System-Based Amplification)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 프런티어사업과 경남제약의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팀은 핵산의 절단, 중합 연쇄반응 시스템에 의해 구동되는 NESBA 기술을 개발해, 온도변환과정 없이 동일온도(41℃) 조건에서 표적 바이러스의 RNA를 초고감도로 빠르게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온도조절장치를 갖춘 전문진단설비 없이도 코로나19같은 바이러스의 RNA를 20분이내에 1아토몰라(aM·100경분의1몰)까지 검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PCR 검사 기술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한 '등온핵산증폭(NASBA·Nucleic Acid Sequence-Based Amplification, 이하 나스바)' 기술이 개발돼 있었지만, 이는 특정한 효소(T7 RNA 중합효소)의 전사 반응에만 의존하는 방법이어서 검출 결과의 정확도에 제약이 될 수 있었다. 새로 개발된 NESBA 기술은 기존 NASBA보다 100배 이상 향상된 민감도로 RNA를 검출한다.
박현규 카이스트 교수는 "NESBA 기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같은 RNA 바이러스를 신속하게 조기진단할 수 있는 분자진단시스템에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며 "현재 코로나19 임상샘플테스트에서도 매우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NESBA 기술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의 유전 RNA를 전처리 없이 고감도로 검출해 실용성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에 대해 "표적 유전자 서열에 따라 프라이머를 재설계함으로써 다양한 병원체를 진단할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으로 이용될 수 있다"라며 "해당 기술이 다양한 RNA 바이러스 유래 질병을 초고감도로 검출해 새로운 병원체에 대한 범용성을 제공하고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활용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의 주용 박사과정, 김효용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지난달 16일 영국 왕립화학회 발간 국제학술지 '나노스케일'에 2021년도 24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해당 논문명은 'Ultrasensitive version of nucleic acid sequence-based amplification (NASBA) utilizing nicking and extension chain reaction syste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