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폭동에 LG공장 전소...외교부 "교민 인명 피해는 없어"

2021-07-1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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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 한국 기업 보호조치 강화 등 요청"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의 구금에 항의하는 시위와 함께 촉발된 대규모 폭동과 약탈이 수도권까지 번지고 있는 가운데 동남부 항구도시 더반에 있는 LG전자 공장이 불에 타는 등 우리 기업도 큰 피해를 봤다. 12일(현지시간) 군중에 의해 불타고 약탈당하는 더반 LG전자 공장. [사진=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규모 폭동으로 현지 LG전자 공장이 약탈·방화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현재까지 한국민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관련 질의에 이같이 밝히며 "현재 남아공에는 우리 국민 약 3300여 분께서 체류하고 계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주남아공 우리 대사관은 사건 발생 즉시 현지 한인 사회와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긴급안전공지를 실시하는 한편, 주재국 당국에 우리 기업에 대한 보호조치 강화를 요청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과도 수시로 소통하면서 해당 기업들의 희망 사항, 바람 등을 즉각적으로 해당 주재국에, 정부 유관 부문에 전파하는 등 계속해서 소통과 협조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남아공 내 시위 격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와 우리 기업의 재산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강구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외교부에 따르면 남아공 더반 산업단지에 있는 LG전자 공장은 12일 오전(현지시간) 무장 폭도들이 습격해 전자제품을 약탈해간 데 이어 오후에 한 차례 더 약탈과 방화 피해를 입었다.

LG전자 공장의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시위대가 주변에 있어 (현장)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관련된 상황을 공관에서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고 주재국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오늘 중 추가 보고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현지에 위치한 LG전자 공장 이외에 삼성물류센터와 포스코인터내셔널, 현대코퍼레이션 관련 피해는 아직 보고된 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삼성물류센터는 공항 근처에 있어서 피해가 없는 것으로 저희가 파악하고 있다"며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현대코퍼레이션이 위치한 요하네스버그 쪽으로도 (폭동이) 확산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약탈이 더반 지역과 같이 심하게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폭동 상황이 특히 심각한 더반 지역에는 교민 120여 명이 거주 중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 교민 대다수는 치안 상태가 양호한 주택단지 내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당국자는 "더반에 체류 중인 한국 교민들은 주로 안전한 주택단지에 거주하고 있다"며 "현재 외출을 삼간 채 대사관과의 소통하며 안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남아공 현지는 폭동과 약탈이 광범위하게 일어나 경찰 병력만으로 치안 유지가 힘든 상황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남아공 당국이 군 병력 투입 절차를 개시했다"며 "우리 정부는 남아공 폭동사태 확산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국민 보호와 우리 기업 재산 보호 조치를 적극 강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당국자는 "굉장히 우려되는 부분은 남아공 공권력이 잘 작동하지 않는 부분"이라며 "중앙정부, 지방정부 (영향력과) 경찰력이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군 당국이 군인을 투입하면 상황이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며 "외교부나 공관 측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관련 사항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주재국 정부에 재외국민 안전과 우리 기업 재산 보호를 강력히 요청하는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전날 이헌 재외동포영사실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꾸리고 이우성 해외안전관리기획관과 박철주 주남아공 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회의를 열어 재외국민 안전점검 및 비상대책을 논의했다.

한편 이번 폭동 사태로 귀국하려는 교민들의 움직임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특히 더반 지역 경우 현지에서 오래 거주했던 분들이 (다수)"라며 "오히려 현지 상황에서 (공항까지 이동하는 등) 움직이는 게 위험할 수 있다. (교민들이) 안전한 주택단지 내에서 거주하면서 상황 악화 시에는 귀국 등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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