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소 벤처기업 전용증시인 창업판(創業板, 차이넥스트) 지수가 거침없이 상승하며 상하이종합지수도 위협하고 있다. 중국 유동성 확대와 실적 기대감이 성장주를 끌어올리면서다.
12일 중국 선전거래소에 따르면 창업판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3.68% 급등하며 3534.76으로 장을 마쳤다. 중국 주식시장에 광풍이 불었던 2015년 6월 이후 약 6년여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같은 날 0.67% 상승으로 마감한 상하이종합지수 종가(3547.84)와 고작 10여포인트 차이였다.
창업판 지수는 올 들어서만 상승폭이 20%에 육박한다. 같은기간 은행·보험 등 금융업과 전통 제조업 종목 중심으로 구성된 상하이종합지수가 고작 2% 오른 것과 비교된다.
특히 창업판 지수는 2월 중순 춘제(중국 설) 연휴 이후 긴축 우려가 커지며 한 달 새 25% 빠졌다가, 이후 넉 달 만에 다시 30% 넘게 반등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기술주 중심으로 상장된 창업판 지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건 배터리를 포함한 신에너지, 의료제약, 반도체 종목이다.
특히 창업판 대장주인 중국 배터리왕 CATL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12일 하루에만 3.65% 급등하며 주당 565.79위안으로 마감, 연일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주가 상승폭만 60%가 넘는다.
같은기간 상하이증시 대장주 구이저우마오타이가 1.8% 넘게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CATL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상하이·선전증시를 통틀어 구이저우마오타이, 공상은행에 이은 3위로 올라섰다.
이밖에 중국 배터리리제조사 이브에너지 주가도 올 들어서만 37% 상승했다. 중국 의료기기 업체 매서의료 주가도 긴축 우려가 커진 3월초 저점 대비 현재 30% 넘게 상승했다.
중국 화안증권은 최근 인민은행의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전면적 지급준비율 인하 발표로 시장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커지면서 창업판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 돈의 가치가 낮아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미래에 이익이 날 것으로 기대하는 성장주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성장주를 지원사격하는 정책 수혜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12일 '인터넷보안산업 질적 성장 3년 액션플랜'을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공업정보화부는 3년간 연간 15%씩 중국 인터넷보안산업 규모를 키워 2023년까지 2500억 위안(약 44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남순정보보안(藍盾股份) 등 인터넷보안 관련주는 12일 일제히 급등했다.
성장주를 향한 실적 기대감도 크다고 전했다. CATL이 대표적이다. 최근 중국 전기차 업계 배터리 공급난 속 시장은 CATL 순익이 앞으로도 40~50%씩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