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칼럼] 코인 환치기와 강남아파트 투기 결합

2021-07-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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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사기와의 전쟁②

[사진=이병철 변호사]

첫 번째 단계: 비트코인 재정거래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 지리산 '깔딱고개'에는 여름 한철 '쭈쭈바' 장수가 한몫을 챙겼다. 동네수퍼에서는 100원인 쭈쭈바(얼음아이스크림)가 깔딱고개에서는 무려 10배가 넘는 1,000원이라는 가격표를 붙이고 있었지만 날개 돋힌 듯이 팔렸다.

재정거래(arbitrage transaction)란 어느 상품을 싼곳에서 사서 비싼곳에 가서 팔아 차익을 남기는 것을 말한다. 매우 상식적인 것을 학문적 개념으로 만든 경제학 전문용어이다. 1990년대말 일본 은행금리는 0%대로 낮고 한국 은행금리는 7%대로 높았을 때, 일본은행에서 0% 대출금리로 돈을 빌려서 한국은행에 7%예금금리로 예치만 해두어도 외국환거래수수료 조금 떼고 약6%차익을 누릴 수 있었다. 이를 금리재정거래라고 한다. 쭈쭈바 재정거래, 환(FX)재정거래, 달러재정거래 등 지역간에 가격차이가 큰 상품에는 재정거래가 발생하게 된다.

코인이 고수익 투자상품이 되었고 특히 변동성도 높은 상품이므로 천재적인 사기꾼들이 코인으로 첨단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최근 몇 년간 비트코인의 경우 중국에서의 가격 보다 한국에서 가격이 약20%정도 비쌌다, 즉 김치프리미엄(김프)이 발생했다, 그렇다면 코인재정거래가 발생하게 되리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필자는 수년전부터 비트코인의 재정거래 및 환치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해왔는데, 필자의 예상대로 중국인들의 비트코인 재정거래 및 불법 환치기 송금이 폭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식을 살펴보자. 중국과 한국 양쪽에서 활동하는 환치기조직은 중국의뢰인 A씨가 중국조직원 계좌로 위안화(100억원상당)를 입금하면 중국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매입한 후(100억원상당), 한국에 있는 조직원의 전자지갑으로 비트코인을 전송한 뒤 한국의 거래소에서 매각한다. 한국의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약20% 비싸므로 매도액은 120억원. 중국의뢰은 A씨는 순식간에 재정거래차익 20억원을 남긴다.

한국에서 눈깜짝할 사이에 20억원을 번 환치기조직이 중국의뢰인 A씨의 중국계좌로 환치기수법을 동원하여 송금해주면 의뢰받은 업무는 종결된다. 수수료는 약3%(의뢰받은 돈 100억기준). 하루동안 중국의뢰인 A씨는 수수료 3억원를 공제하고 17억원을 벌었고, 환치기조직은 3억원을 벌었다. 의뢰인이 100명이면 환치기조직은 하루에 3백억, 일년에 수조원을 벌게 된다. 만약 중국의뢰인 A씨가 의뢰한 자금이 뇌물, 마약대금 등 불법자금이라면 자금세탁을 위한 수수료는 약20%이상이다.

사과는 중력이 있는 방향으로 떨어지고 돈은 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이지만, 이것은 가히 뉴턴급 천재들이다. 단 감옥 가는 리스크가 높은 high risk high return 고위험 고수익 비즈니스이다.

이와같은 코인 재정거래는 합법일까 불법일까? 한국의 외국환거래법은 등록하지 않고 외국환업무를 한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3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며, 관세청과 검찰은 코인 재정거래도 실질적으로 미등록 외국환거래 즉 환치기로 보아 처벌하려는 경향이다.
쟁점은 ‘코인이 외국환이냐, 코인이 위안화나 원화를 매개하는 자산이냐, 한국에서 번 돈으로 중국으로 송금하지 않고 서울강남아파트를 매입하면 어떻게 되나’라는 것이고 앞으로 법원에서 치열하게 다투어질 것이다.

2020년에 비해 2021년 현재까지만 암호화폐를 이용한 환치기가 22배 폭증했다. 검찰, 경찰, 관세청은 비트코인 환치기 조직 10여개를 추적 조사중이며,이들의 환치기 자금규모는 총 1조 4천억원 이상이라고 한다. 실제로는 이보다 3~4배 이상일 것이다.

두 번째 단계, 강남아파트 투기

중국인 A씨가 이렇게 벌어들인 돈 17억원으로 한국에서 강남아파트 매입했다. 최근 3년간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하여 서울 아파트를 취득한 외국인이 61명(아파트는 55채, 840억 상당). 이들 중 중국인이 34명으로 가장 많다.
외국환거래법에 의하면 외국인 비거주자가 국내 부동산을 취득하면 자본거래신고를 해야 하고 미신고시 1년 이하의 징역,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한국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고 확실하다고 하는 블루칩이 삼성전자 주식과 강남아파트이다. 사과는 중력이 있는 곳으로 떨어지듯이 자본주의에서 돈은 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흘러가고, 비트코인 재정거래에서 벌고, 이제는 강남아파트에서 벌고, 레버리지는 점점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가히 아인슈타인급이다. (계속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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